애플이 아이폰 사용자 인증기술 '터치ID(Touch ID)'의 상표등록을 거부당했다.
애플 관련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 애플인사이더는 15일(현지시각) 미국 특허청이 애플의 터치ID 상표 등록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터치ID는 애플이 아이폰5S 스마트폰에 탑재한 지문 센서 기반 사용자 인증기술 명칭이다. 단말기 사용자는 터치ID 기술을 사용시 화면이 꺼진 아이폰을 켤 때 비밀번호 입력 과정을 손가락 지문 인식으로 대신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터치ID의 활용 가능성을 확 키웠다. 지난달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iOS8를 공개하며 개발자들이 터치ID 기능을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런데 터치ID라는 명칭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이를 활용해 앱과 서비스를 만드는 외부 개발와 이를 활용할 일반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커진다.
특허청이 제시한 터치ID 등록거부 사유는 먼저 등록된 다른 사업자의 상표와 중복돼 혼동할 수 있다는 것. 애플보다 터치ID라는 명칭을 먼저 사용한 회사는 '크로노스'라는 생체인식 신원확인 전문업체다.
크로노스는 지난 2005년 '크로노스터치ID'라는 이름의 상표를 처음 사용했다. 상표는 대형 유통체인에서 생체인식 신원확인 기술을 응용해 직원들의 근태관리(timekeeping)를 해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기에 사용됐다.
특허청 등록거부 안내 고지서에는 어휘부와 디자인부를 결합한 상표에서 어휘부가 구매자의 기억에 더 인상을 주기 마련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부를 때도 사용된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특허청은 크로노스가 선점한 '터치ID'라는 표현을 문자열 중심의 상표 개념인 '워드마크(Wordmark)'로 인정해 다른 곳에 쓰이지 않도록 제한한 것이다. 다음 문장에서 이런 의도가 한층 분명해진다.
특허청은 등록 신청자(애플)의 마크는 등록된 상표(크로노스터치ID)와 동일한 일반어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상업적 표현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그와 구별되는 다른 어휘도 없다고 지적했다.
즉 단지 '크로노스터치ID'에서 '크로노스'를 빼고 '터치ID'만 남겨 놓는 걸로 식별성을 갖는 상표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특허청입장이다. 애플은 등록을 거부당한 시점으로부터 6개월동안 이를 받아들일지 또는 재심을 청구할지 고려할 수 있다. 오는 11월 7일까지는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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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이 결정에 맞서 싸우는 것보다 상표권을 선점하고 있는 크로노스와 그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게 간단한 일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런 계약을 맺은 선례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iPhone)과 그 운영체제(OS) 명칭인 'iOS'의 상표권을 얻기 위해 거대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시스코시스템즈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