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어도비시스템즈가 손잡고 만든 한중일 공통 오픈소스 글꼴 본고딕(영문명칭 'Source Han Sans')을 공개했다. 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다국어 지원에 고심했던 각국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부담을 덜어 줄 전망이다.
16일 한국어도비는 한국어, 중국어 번체와 간체, 일본어와 라틴어, 그리스어, 키릴 자모까지 지원하는 본고딕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아파치 2.0 라이선스를 적용받는 오픈소스 글꼴이다.
본고딕은 폰트 하나로 한중일 언어 글꼴을 모두 지원하는 서체 모음이다. 널리 사용되는 '소스 산(Source Sans)' 폰트의 라틴어, 그리스어, 키릴 자모까지 포함한다. 구글과 국내 산돌커뮤니케이션 등 동아시아 글꼴 제작사와 협력해 만들어졌다.
어도비는 타입킷(Typekit) 공식블로그에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오픈소스 한중일 통합서체 모음인 본고딕을 출시하게 됐다며 이 서체 모음은 데스크톱용 타입킷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입킷은 어도비가 3년 전 인수한 웹폰트 전문업체다. 사용자가 PC에 설치하지 않은 글꼴을 웹브라우저에서 CSS 표준 기술로 표시해 주는 가입형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본고딕 글꼴도 타입킷 서비스를 통해 제공된다. 이 서비스 계정이 없는 사용자가 본고딕 글꼴을 사용하려면 가입 후 어도비 무료 구독을 신청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본고딕 글꼴의 원본 소스 파일을 원하는 웹사이트 관리자, 개발자나 서비스 업체 관계자라면 오픈소스 프로젝트 협력 사이트 '소스포지'와 '기트허브'의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소스파일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이전에도 한중일 언어권 사용자를 위한 공통글꼴(Pan-CJK typeface)은 있었지만, 무료로 배포되는 사례는 처음이다. 서체 및 디자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도비 측에서도 이제 디자이너와 콘텐츠 제작사는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인쇄물, 웹 파일을 만들 때 통일된 서체를 사용할 수 있어 언어별 서체를 찾아야 하는 불편을 덜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고딕은 단일 서체 모음 안에서 15억 인구가 사용하는 지역별 언어를 지원하는 첫 오픈 소스 서체 모음이라며 모바일 기기 화면과 인쇄물 모두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7가지 굵기의 42개 서체라고 덧붙였다.
어도비는 서체당 6만5천535개 낱자(Glyph)를 디자인했다. 지역별로 최적화된 서체를 만들기 위해 구글, 각국 글꼴 제작사와 3년 이상 협업했다. 참여 개발자, 디자이너 수는 100여명에 달한다.
어도비 한중일 및 베트남 서체 개발 수석 컴퓨터 공학자 켄 룬드(Ken Lunde) 박사는 지금까지는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이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제작 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3개 언어 지원을 위해 언어별로 제각각인 서체 라이선스를 취득해야만 했는데 시간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비효율적이었다며 본고딕 오픈 소스를 통해 컨텐츠 제작자들의 보다 원활한 작업을 돕고 동아시아 사용자들에게 한층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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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와 협력한 구글은 본고딕을 구글의 '노토 산스 CJK(Noto Sans CJK)'라는 이름으로 제공한다. 이는 구글의 공통 유니코드 서체 모음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리누스 업슨(Linus Upson) 구글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이 서체가 노토(Noto) 모음에 추가됨으로써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지원하고자 하는 목표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노토 산스 CJK는 크롬OS 및 기타 구글 제품 모두에서 텍스트를 매끄럽게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