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음원사이트 제재, 음원시장 붕괴되나

업계·학계, 무리한 법해석에 우려

일반입력 :2014/07/11 16:20

국내 대표 음원사이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무리한 시정명령 조치에 국내 음원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과 함께 한류 주역으로 손꼽히는 ‘K팝 스타’ 배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달 26일 멜론·소리바다·벅스·엠넷 등 4개 음원사이트 운영사업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가입자에게 명시적인 동의를 받지 않고 종전 결제 금액보다 인상된 금액으로 자동 결제하도록 했다는 것이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공정위 주장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음원사이트들은 ‘가격 변동이 있을 때마다’ 소비자가 구매내역을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의 내용 및 가격 등을 표시한 결제창을 띄워야 한다.

하지만 법 해석에 대한 학계와 업계의 주장은 다르다. 해당 법은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최초 계약 시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가격 변동과 같은 계약 변경에 있어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는 가격 변동이 있을 때마다 모든 회원들을 대상으로 결제창을 띄워 복잡하게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동의절차를 거칠 경우 상당수 고객들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이로 인한 국내 음원시장 붕괴는 곧 K팝 스타 및 작사·작곡가 등 저작권자들의 피해로까지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서울대학교 권영준 법학과 교수는 “공정위가 제시한 전자상거래법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때 적용되는 조항”이라면서 “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아야겠지만 이번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위반 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내용이어서 법 조항을 해석할 때 최대한 문언에 부합하게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또 “만약 공정위가 계약 변경 때마다 해당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입법 과정을 밟아 이해관계인들과 유관 기관들 의견을 종합한 뒤 법을 개정해 실시해야 한다”며 “과도한 법 해석으로 발생하게 될 음원사이트 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어 공정위가 갖고 있는 소비자 보호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계약 변경 때마다 1대 1 절차를 적용하는 건 비현실적이다”면서 “문화부가 재작년 하반기 음악사용료 징수규정을 전면 개정하고 음원저작권료를 인상하면서 회사들이 이를 따랐을 뿐인데 외부 요소에 따른 가격변동을 음원사이트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결국 음원시장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시정명령이 무리한 처사라는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업의 차질도 문제지만, 국내 음원시장 환경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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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음원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음원업체들이 공들여 쌓아온 굿 다운로드 시장이 공정위의 무리한 시정명령 조치로 무너질 수 있다”며 “이는 곧 한류 주역인 가수들과 저작권자인 작곡, 작사가들에게도 그 만큼 권리와 이익이 덜 돌아가 국내 음악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게 되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공정위 발표에서 마치 음원 사업자들이 가격 변동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처럼 매도됐지만 수개월 간 수차례 이를 알렸고, 불만을 제기한 고객에게는 전원 환불조치했다”면서 “공정위가 무리한 법해석과 소비자 보호라는 명목 아래 잣대만 들이밀 것이 아니라 건전화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음원시장 발전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