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디바이스&서비스'라는 비전과 결별한다. 대신 '생산성과 플랫폼'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지난 2월 MS 새 사령탑을 맡은 사티아 나델라 CEO가 자기 색깔을 확실하게 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델라 CEO는 10일(현지시각)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MS는 영혼을 재발견할 필요가 있고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를 위한 생산성&플랫폼이 회사의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기기 OS와 하드웨어 그리고 클라우드는 핵심 가치의 확장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핵심 비전을 상징하는 문구를 바꾼 것에 대해선 디바이스&서비스 회사는 변화를 시작할때는 유용했지만 이제 MS는 차별화된 전략을 갈고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변화와 조직 슬림화에 대한 의지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외신들을 보면 감원과 조직 개편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MS는 7월부터 2015년 회계연도에 들어갔다. 나델라 CEO의 이메일은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조만간 후속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델라 CEO는 전임자들과의 차별화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 시리 같은 음성기반 개인 비서 서비스인 코타나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업무와 생활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겠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나델라가 강조한 생산성은 오피스SW만 의미하는건 아니다. 분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도 아우른다. 개발툴,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같은 번역 소프트웨어, 코타나 개인 비서 서비스, 애저ML 머신 러닝 서비스 모두 MS가 강조하는 생산성 SW와 서비스 사례들이다.
플랫폼의 경우 윈도라기 보다는 중요한 모바일 운영체제들에서 돌아가는 SW와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아이패드용 오피스를 선보이고, 터치에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오피스를 윈도8보다 먼저 내놓을 것이란 얘기가 들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나델라 CEO의 시대에도 X박스 비디오 게임 콘솔 사업은 계속 유지될 것 같다.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X박스 사업에서 MS가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나델라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X박스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옹호했다. 핵심 사업은 아닐 수 있지만 회사 다른 사업 부문에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델라는 지난 2월 CEO에 취임했다. 취임과 함께 아이패드 오피스를 내놓는 등 MS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이슈들을 주도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직원들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변화를 강조한 만큼, 7월에는 야심찬 비전과 핵심 초점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 대화를 많이 할 것이라고 한다. MS는 오는 22일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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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나델라 CEO는 전임자인 스티브가 발머가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를 인수하려 할때 처음에는 인수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MS가 하드웨어까지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나델라는 CEO가 된 후 노키아 인수가 옳은 결정이었다고 마음을 바꿨다. 노키아가 '모바일 퍼스트'전략에 깊이를 더해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런만큼 나델라 CEO가 스마트폰이나 서피스 태블릿과 같은 독자적인 하드웨어 전략은 어떻게 꾸려나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