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도킹오디오

필립스 AS170

일반입력 :2014/05/29 15:13    수정: 2014/05/29 15:34

권봉석

충전 케이블이나 어댑터, 블루투스 헤드셋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주변기기는 이미 시중에서 차고 넘친다. 그러나 도킹 오디오 만큼은 애플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위한 제품을 의외로 찾기 어렵다. 이는 방식의 문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널리 쓰이는 마이크로USB 단자는 케이블을 가리지 않지만 재생되는 음악이나 소리를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기능이 없다. 연결단자 방향도 문제를 일으킨다. 고정단자가 거꾸로인 구글 넥서스5·넥서스7 같은 기기를 연결하면 자연히 화면이 거꾸로 돌아가게된다.

반대로 말해 마이크로USB 단자를 방향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꽂을 수 있다면 문제는 해결된다. 필립스가 20일 출시한 블루투스 스피커 독 AS170(이하 AS170)은 마이크로USB 단자를 180도로 자유롭게 회전시키고 높낮이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여전히 마이크로USB 단자의 한계로 소리는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들어야 하지만 소리 자체도 결코 나쁘지 않다. 외부 입력 단자를 갖춰 MP3 플레이어나 다른 기기 소리도 유선으로 연결해 들을 수 있는 편리함도 갖췄다.

어느 방향에서 꽂아도 OK

마이크로USB 단자부터 먼저 살펴보면 스마트폰·태블릿이나 보조배터리에 딸려오는 케이블에 붙어 있는 단자보다 덜 날카롭게 생겼다. 기기를 거꾸로 꽂더라도 단자 주변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마이크로USB 단자 방향은 손으로 잡고서 반시계 방향으로 반 바퀴 돌리면 반대로, 다시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리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반대 방향으로 돌릴 때는 내부에 고정 장치가 있어 ‘딱’하는 소리가 들린다. 제품 편차일 수 있지만 여러번 방향을 바꾸고 나면 약간 단자가 헐거워지는 것이 흠이다.

뒤집힌 마이크로USB 단자를 어느 기기에 쓰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지대에 붙어 있는 투명 스티커를 참조하면 된다. 단자 높낮이는 지지대 뒤의 다이얼을 돌리면 조절할 수 있는데 오른쪽으로 돌리면 올라가고 왼쪽으로 돌리면 내려간다. 연결 단자 위치도 손으로 밀어 좌우로 조절할 수 있고 각도도 약간 조절 가능하다. 마이크로USB 단자 자유도만 따진다면 지금까지 나온 안드로이드 독 중 최고 수준이다

색상은 검정색 하나 뿐이며 스마트폰 거치대 주위에 버튼을 총 아홉개 달았다. 터치식은 아니지만 버튼 이름이 적힌 곳을 꾹 누르면 작동한다. 조명 기능이 없는데다 기능 설명을 적어 놓은 글자가 눈에 잘 띄지 않아 어두운 곳이나 비스듬한 곳에 놓아두면 조작하기 쉽지 않다. 크기는 가로·세로가 각각 13.7mm/14.1mm로 침대 머리맡이나 책상 위에 올려두고 쓰기 좋다. 독 정면에는 블루투스 작동 상태와 현재 시간을 보여주는 LED가 숨어 있고 전원을 넣으면 불이 들어와 빛난다.

작은 공간에 알맞는 음량…일시정지 기능 부재 아쉬움

블루투스 2.1 이상 규격을 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라면 페어링을 거쳐 모두 연결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도 연결된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구글플레이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설치하면 좀 더 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페어링이 끝나면 짧게 신호음이 두 번 울리며 스피커 아래쪽 LED에 파란 불이 지속적으로 켜진다. 음악 뿐만 아니라 여러 신호음도 내부 스피커를 통해 들린다.

음악 재생 기능은 볼륨을 최대 32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볼륨은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와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소리가 작다고 생각되면 스마트폰·태블릿 볼륨을 올리면 된다. 출력은 좌·우 각각 최대 2.5W로 큰 공간이 아닌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알맞은 수준이다. 스피커가 정면이 아닌 양 옆에 달려서 직접 소리가 귀에 와 닿는 것도 아니다. 오디오처럼 음악을 집중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배경음악’ 정도로 쓰기 위한 용도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음악 재생 중에는 본체 위에 달린 주파수 버튼을 눌러 곡을 앞뒤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재생을 멈출 수 있는 버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화면으로 손을 뻗어 재생을 멈춰야 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거나 손 닿는 곳에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충전을 위해 독 위에 올려 둔 상태라면 다소 귀찮은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블루투스로 기기와 연결된 상태에서 음악을 다시 재생하려면 화면을 터치해야 한다.

곡 전환시 1초 잘림 현상, 왜?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에서 조작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본체 버튼으로 곡을 앞뒤로 넘길 경우 도입부가 1초 가량 잘리는 문제도 숨어 있다. 구글 넥서스5와 애플 아이폰5S 등 다른 기기를 이용해 테스트했지만 이 문제는 기기에 관계 없이 나타났다. 독 위에 올려 놓은 상태로 계속해서 소리를 들을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재생되는 곡을 자주 바꾸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거슬릴만한 부분이다.

AS170은 블루투스 재생 기능 이외에 FM 라디오 수신 기능도 갖췄다. 창가 등 장애물이 적은 곳에서 쓸 것이라면 뒤에 말려 있는 안테나를 펼치지 않아도 제법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창가와 먼 실내라면 안테나를 펼쳐 수신률을 높여 주는 것이 좋다. 주파수 조절 버튼을 여러번 누르면서 원하는 방송국을 최대 20개까지 기억시킬 수 있다. 특정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듣지 않는다면 수신률이 높은 방송국을 자동으로 기억해주는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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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기능이 있지만 이미 스마트폰 알람 기능을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활용도는 떨어진다. 주중, 주말, 1주일 내내 등 다양한 옵션이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정해진 시간에만 알람을 울릴 수 있다. 주말이나 휴일에 느긋하게 일어나고 싶을 경우 상당히 불편하다. 내부에 백업용 배터리가 없어 현재 시간을 맞춰 놓아도 전원 어댑터를 꽂았다 빼면 시간이 초기화된다.

필립스 AS170은 마이크로USB 단자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스마트폰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올려 놓고 쓸 수 있는 점이 편리하다. 내장된 스피커 성능도 집안 배경음악용으로 쓰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본체 버튼만으로 음악 재생을 제어하기는 불편하고 본체 버튼으로 곡을 넘기면 시작 부분 1초 정도가 사라지는 문제가 아쉽다. 가격은 15만원 선으로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독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