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스피커 종결자 “무엇이든 연결하세요”

소니코리아 SRS-X9 리뷰

일반입력 :2014/04/24 15:45

권봉석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쓰면서 이에 걸맞는 스피커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블루투스로 선 없이 연결하자니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직접 연결해 들을 때보다 메마른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든다. 그렇다고 라인인 잭을 연결해서 직접 연결하자니 일일이 잭을 바꿔 꽂기 귀찮다. 특히 PC에 무손실음원을 담고 재생하는 PC파이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면 사운드카드 역할을 하는 USB DAC과 스피커 사이의 상성도 따지기 마련이다.

소니코리아 SRS-X9(이하 SRS-X9)는 iOS를 쓰는 애플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다. USB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하면 애플 기기에 담긴 음악을 재생하며 충전한다. PC와 연결하면 USB DAC 기능까지 쓸 수 있다. 음악/소리와 관련된 기능을 스피커 한 대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USB DAC과 스피커가 한 몸이라 스피커 따로, DAC 따로 장만하는 수고까지 덜 수 있다.

와이파이로 연결하기 까다로워

SRS-X9로 음악을 듣는 과정은 연결하는 기기에 따라 달라진다. USB A 단자에 애플 30핀 케이블이나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하면 아이폰·아이패드를 충전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기기를 연결하고 음악 앱에서 ‘재생’버튼을 누르면 내장 스피커가 아닌 SRS-X9를 통해 음악이 들린다. 리모컨을 이용해 곡넘김 기능이나 재생/일시정지 기능도 작동한다. 출력되는 전압은 5V 1A로 아이폰은 조금 더 빠르게, 아이패드는 조금 더디게 충전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을 마이크로USB 케이블로 연결하면 충전은 되지만 재생은 불가능하다. 블루투스로 연결할 경우 NFC(근거리통신기술) 기능을 갖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을 본체 위로 가져가면 한 번에 페어링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등 APT-X 코덱을 내장한 기기라면 조금 더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iOS 에어플레이나 인터넷 라디오, DLNA 기능을 이용하려면 유무선공유기에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SRS-X9가 자동으로 만든 와이파이 망에 접속한 다음 내부 메뉴에서 와이파이 AP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어야 한다. 유무선공유기와 연동시키고 나면 같은 유무선공유기에 연결된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에어플레이 기능을 이용해 무선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FLAC·DSD 음원까지 재생

PC 메인보드에 내장된 사운드카드는 내부 작동에 따라 잡음이 낄 수 있고 출력도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다. 음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내장 사운드카드 대신 USB 방식으로 연결되는 사운드카드를 쓰기 마련이다. SRS-X9 본체를 프린터·스캐너 연결에 흔히 쓰이는 USB A-B 케이블로 PC와 연결하면 이런 기능을 쓸 수 있다. 윈도 운영체제는 윈도7 이상, OS X는 모든 버전에서 드라이버 없이 설정 가능하다.

설치를 마친 후 리모컨이나 본체 버튼으로 입력장치를 USB-B로 설정하고 운영체제에서 출력 장치를 ‘소니 오디오’로 선택하면 SRS-X9를 사운드카드처럼 쓸 수 있다. 24비트, 192kHz까지 재생이 가능하고 지연 속도를 낮출 수 있는 전송방식인 ASIO도 지원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음원과 플레이어만 있다면 가장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윈도 운영체제에서는 푸바2000(foobar2000), OS X는 소니가 제공하는 하이레스 오디오 플레이어 등을 이용하면 FLAC 등 무손실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펌웨어를 2.03 이상으로 업데이트하면 또다른 고음질 음원인 DSD 음원(*.dff 파일)도 재생한다. 윈도 운영체제에서 DSD 파일을 재생하려면 푸바2000에 추가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되고 무료다. OS X는 소니 하이레스 오디오, 유료 프로그램인 오디바나 플러스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하이레스 오디오 플레이어는 기본 기능만 갖추고 있고 재생 목록 관리나 재생 조절 기능은 미흡하다. 무엇보다 한국어 버전이 없고 영어 버전이나 일본어 버전을 찾아서 써야 한다는 것이 흠이다.

소리 향상시키는 기능 다수 내장해

스피커가 내장된 제품인 만큼 가장 중요한 소리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SRS-X9는 고음을 내는 스피커 유닛인 트위터를 네 개, 자성유체 서스펜션 스피커를 두 개, 중저음을 담당하는 서브우퍼를 한 개 달아 구성했다. 트위터는 얼굴(귀)을 마주하게 하는 방향으로 두 개, 천장을 마주보는 방향으로 두 개 달아 공간 넓이에 상관 없이 소리를 잘 퍼져나가게 만들었다. 다만 이렇게 고음역대를 강조한 경우 상대적으로 저음역대가 묻히기 쉬운데 특수소재를 채운 스피커 두 개와 대형 우퍼로 이를 보완했다. 소리가 전면 그릴에 가려 답답한 느낌이 든다면 들어낼 수 있다.

선호하는 소리나 듣는 음원에 따라 소리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48시간 이상 손실음원(AAC, MP3), 무손실음원(FLAC, DSD)을 이용해 들어본 결과 음원을 가리지는 않는 편이다. 고음역대가 약간 느낌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 소리는 고르다. 다만 음량을 높일 경우 일부 음원에서는 진동판이 떨리는 듯한 잡음이 희미하게 들리는데 스피커 유닛을 보호하기 위한 그릴을 분리해도 잡음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바닥에 단단한 재질로 만든 받침대를 깔아주자 이런 현상이 사라졌다.

SRS-X9는 초기 상태로 들어도 무난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취향에 맞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전용 컨트롤러 앱 ‘송팔’(Songpal)을 설치해 이퀄라이저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복잡한 설정 없이 클리어오디오+만 써도 저음역대가 확 살아난다. DSEE HX 기능을 이용하면 48kHz로 만들어진 음원도 192kHz 수준으로 끌어올려 주지만 아예 처음부터 고음질로 만들어진 음원보다는 아무래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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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S-X9는 제품 자체 기능이나 성능보다는 조작 등 편의성 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이 보인다. 먼저 조작 가능한 수단이 리모컨과 송팔 앱, 본체 버튼 등 여러가지인데다 직관적이지 않다. DSEE HX나 클리어오디오+ 등 소리 관련 설정은 전용 앱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는 본체 버튼으로, 볼륨 조절은 리모컨으로 할 수 있는 식이라 상당히 산만하다. 또 유무선공유기 접속 설정은 웹브라우저를 열어 본체에서 해야 한다.

USB DAC 기능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드라이버나 소프트웨어 관련 설명도 소니 미국·일본 웹사이트나 온라인 매뉴얼을 뒤져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유무선공유기로 접속하도록 와이파이 설정을 마친 이후 SRS-X9에 주어진 IP 주소를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가격은 69만원 전후인데 스피커와 USB DAC 기능, 블루투스 재생과 에어플레이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비싼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