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스피커나 이어폰 등 소리와 관련된 제품들이 인기다. 특히 통화 가능한 블루투스 헤드셋은 배터리 사용시간과 음질이 몇 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며 급격하게 대중화됐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음악을 보통 혼자서 감상하는 아시아 시장의 특성과 잘맞는다.
반면 블루투스 스피커는 파티 문화를 즐기는 서구 시장에서 더욱 인기다. 실내 뿐 아니라 실외에서까지 모든 사람이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작고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 편리한 제품은 음량도 만족스럽지 않고 그만큼 사용 시간도 짧다. 조본 빅잼박스(이하 빅잼박스)는 휴대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5시간 쓸 수 있어 야외 활동에도 적합한 블루투스 스피커다. 소리도 크고 우렁차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직관적인 버튼, 한국어 음성 안내
빅잼박스의 크기는 가로 25.6cm, 세로 8cm에 무게는 1.23kg으로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중에서는 크고 무거운 편에 속한다. 어디든 반드시 놓아두고 써야 한다는 제품 특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진다. 본체에서 누를 수 있는 버튼은 여섯개이고 본체 위에 몰아두었다. 모양만 봐도 용도를 짐작할 수 있어 설명서를 굳이 읽지 않아도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버튼 크기가 커서 누르기도 편하다.
전원 버튼과 블루투스 페어링 버튼, 외부 입력을 받는 이어폰잭과 마이크로USB 단자, 전원 단자는 오른쪽에 있다. 충전은 마이크로USB 단자에 케이블을 꽂거나 전용 전원어댑터를 이용해 가능하다. 마이크로USB 단자는 PC와 연결해 펌웨어를 업데이트하거나 기능을 추가할 때도 쓴다. 하지만 남아 있는 배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 불편하다.
충분히 전원이 남은 상태에서 전원을 켜면 페어링 과정이 진행된다. 페어링 순서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알려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쓰기 쉽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빅잼박스를 선택하면 잠시 시간이 지난 후 ‘빅잼박스 연결성공’이라는 음성을 들여준다. 전화가 오면 지정된 벨소리와 함께 ‘전화가 왔습니다. 010-◯◯◯◯⋯’라고 걸려온 전화번호도 알려준다. 안내 음성은 한국어 이외에 영어, 중국어 등 다른 말로 바꿀 수도 있다.
블루투스 규격은 2.1이며 보다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APT-X 코덱은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 유닛이 비교적 크고 중저음을 담당하는 우퍼를 따로 달아 제법 들을만한 수준이다. 절반 정도만 소리를 올려도 실내나 야외에서 쓰기 충분할 정도로 출력이 높다. 굳이 소리 성향을 따지자면 고음쪽이 약간 강조된 정도지만 심하게 거슬리거나 듣기 괴로울 정도는 아니다.
빅잼박스보다 먼저 나온 조본 잼박스는 외부 입력 단자로 음원을 입력받았다 블루투스로 전환하면 미세한 잡음이 끼는 문제가 있었지만 빅잼박스에는 그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조금 아쉬운 것은 내장된 음장 기능인 라이브오디오다. 음악이나 소리의 현장감을 살려 입체음향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이지만 음원에 따른 편차가 있다. 스마트폰용 조본 앱에 포함된 샘플 유튜브 동영상은 입체감이 잘 살아 있지만 가요 등 일반 음원은 오히려 소리가 왜곡되어 어색하게 들리는 경우도 있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기능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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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블루투스 스피커에 비해 빅잼박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은 바로 PC와 연결해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신 버전에서는 블루투스 도달거리가 늘어났고 AAC 코덱 지원 기능도 추가되었다. 윈도 운영체제나 OS X용 프로그램인 ‘조본 업데이터’를 설치한 다음 마이크로USB 케이블로 PC와 연결하면 업데이트가 가능하며 조본 웹사이트 계정도 미리 만들어야 한다.
조본 업데이터를 실행한 다음 ‘내 장치(My Device)’를 선택하면 웹브라우저가 자동으로 뜨며 조본 마이토크 웹사이트로 이동된다. 화면에 나타나는 설명을 따라하면 약 5분만에 펌웨어 업데이트가 끝난다. 설정 화면에서는 펌웨어 업데이트 이외에 세부 설정도 가능하다. 블루투스 검색에서 표시되는 이름과 음성안내 유무 여부, 볼륨 동기화 여부는 물론 빅잼박스가 기억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목록에서 지울 수 있다.
조작 상태를 알려주는 음성은 미리 여러 개를 설치해 놓았다 하나를 골라 쓰는 방식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씩만 설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 음성을 영어 음성으로 바꾸고 싶다면 조본 업데이터를 실행해 한국어 음성을 지우고 영어 음성을 새로 받아야 한다. 또 스피커 기능이 켜진 상태에서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연결하면 충전하는 것으로 인식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완전히 전원을 끈 상태에서 연결해야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조본 빅잼박스는 블루투스 페어링 과정을 한국어로 안내해 주고 버튼 조작도 쉽다. 배터리 지속시간도 최대 15시간 동안 쓸 수 있을 정도로 길다. 사용법은 간단하지만 세밀한 설정은 반드시 PC와 연결해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경우도 생긴다. 입체음장 기능인 라이브오디오도 활용도가 낮다. 가격은 40만원 초반대로 비싼편이지만 성능을 감안하면 아주 못받아들일 정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