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백혈병 해결 전에 노조 인정부터"

일반입력 :2014/05/28 15:31    수정: 2014/05/28 15:55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지원단체로 삼성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반올림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백혈병 문제 해결의 우선 조건으로 노동조합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반올림 교섭단장을 맡고 있는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는 2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삼성전자와의 2차 교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오늘 교섭을 시작으로 노동조합 문제부터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문제까지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대화는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첫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마련된 첫 자리로 지난해 12월 첫 교섭이 파행으로 중단된 이후 5개월 만에 만남이다.

황 씨는 6월이면 산재를 신청한 지 꼭 7년이 되는데 처음에 삼성은 산재신청도 하지 못하게 하고 피해자도 없다고 했지만 7년 간 싸워온 결과 이제는 정부나 법원에서도 산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교섭도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쪽에서는 교섭이나 대화를 한다고 하면서 삼성에버랜드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은 결코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가 탄압받는 노동자들의 고통도 병들어 죽거나 평생 투병하는 노동자들의 고통과 똑같다는 것을 삼성은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처음 백혈병에 걸렸을 때도 노동조합이 없었기 때문에 병의 원인도 알 수 없고 누구하나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면서 만약 노동조합이 있어서 작업장을 안전하게 관리했다면 유미는 병에 걸리지도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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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씨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서비스 노조도 설립은 했지만 삼성의 엄청난 탄압과 압박에 따라 노동조합 다운 행동을 못하고 있다면서 오늘 교섭을 시작으로 진정성 있게 노동조합 문제부터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문제까지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반올림은 지난해 시작된 삼성전자와의 교섭을 위해 별도로 '반올림 교섭단'을 꾸렸다. 교섭단은 대부분 삼성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나 뇌종양에 걸린 당사자 혹은 가족들로 구성돼있으며, 황유미씨의 부친인 황상기씨가 교섭단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