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가 신설 '행정혁신처'로 조직, 인사 기능을 넘기면서 전자정부 사업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국가정보화기획' 업무를 맡고 있지만 현재로선 전자정부 사업은 행정혁신처에서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전자정부 사업이 미래부로 넘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안행부 인사·조직 기능을 신설되는 (국무)총리 소속의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고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록 하겠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별도 설명은 없었지만 안행부에 소속된 전자정부 담당조직과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공공정보 개방, 대국민 맞춤서비스 등 '정부3.0' 사업 역시 행정혁신처 업무영역에 포함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자정부 기본업무나 정부3.0 사업 모두 행정 혁신과 연관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3.0이란 국민에게 정부 기관이 보유한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누구나 손쉽게 활용, 공유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 행정 효율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운영 방침을 함축한 용어다. 전자정부 주무기관인 안행부는 1년 전부터 정부3.0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왔다.지난해 4월부터 전자정부와 정부3.0 관련 사업 실무를 맡고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특이하게도 안행부와 미래부, 2개 부처 모두를 상급기관으로 두고 활동하고 있는 상황. 전자정부 사업도 사실상 미래부와 안행부는 업무상 공조 관계아래 추진돼왔다. 전자정부 사업과 밀접한 '국가정보화기획' 업무 일부가 미래부 공동 소관이었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전자정부 사업을 맡으면 과거 '행정안전부' 시절처럼 국가정보화기획 업무와의 연속성을 확보해 효율적인 전자정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6일 정부 부처 동향에 정통한 민간 관측통에 따르면 (행정혁신처를 주관할) 총리가 임명 전이라 아직 확정 발표를 못 하고 있지만, 전자정부 사업은 행정혁신처가 맡게 될 것이라며 사업부와 업무 영역이 불분명한 미래부가 정보화기획을 담당한다 해도 전자정부까지 넘겨받진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간단히 말해 최근 IT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춘 미래부는 비슷한 사업으로 중복투자 논란에 휘말린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차별화'에 실패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개혁'을 부르짖는 정부가, 신설 부처도 아닌 곳에 큰 역할을 맡기진 않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오늘(26일)중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청문요청서를 같이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받으면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3주 이내에 총리가 임명되면 정부의 조직개편 결과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관측통 말대로 전자정부 사업까지 행정혁신처로 이관되면, 미래부는 국가정보화기획과의 연계를 위해 과거 안행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던 것처럼 이후 행정혁신처와 공조체제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행정혁신처의 전자정부 및 정부3.0 사업은 미래부와는 별개로 굴러갈 공산이 커 보인다.
소식통은 안행부가 새정부 출범 이후 추진해 온 정부3.0 사업이 사실상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요식행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난만큼, 신설 부처(행정혁신처)로 자리를 옮기는 공무원들은 자연스럽게 그간의 실책을 만회할만한 일(정부3.0 관련 사업)을 벌이기 위해 애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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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3.0 사업은 이미 조정 대상에 올라 있다. 지난 1일 기획재정부는 '2014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정부3.0 핵심사업을 전면 재기획 대상으로 삼았다. 기재부는 관련예산 전면재편, 부처간 예산협의회 사전협의기능 대폭 강화, 중복투자 방지 취지로 기존 정보화사업 차별화를 예고, 사실상 '예산 삭감'을 시사했다.
정부3.0 사업 축소 가능성은 이미 지난달 15일 확정 발표된 2015년 예산안 지침에서도 엿보인다. 기재부는 특별히 전자정부를 꼬집어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정과제, 지역공약,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관련 예산은 우선 반영하되 투자 우선순위가 낮거나 사업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폐지 또는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