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노니컬이 우분투 기반 오픈스택 클라우드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장비 '우분투 오렌지박스'를 공개했다. 캐노니컬이 오픈스택 생태계의 맹주 역할과 함께 하드웨어 사업까지 진출할 것인지 주목된다. 캐노니컬 오픈스택 장비는 아직 대규모 양산 단계는 아니다. 제대로 한번 뛰어들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19일 애틀랜타 '오픈스택서밋' 행사장에서 캐노니컬이 우분투 오렌지박스를 선보여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보도했다.
오렌지박스는 인텔 i5-3427U 프로세서, 16GB DDR3 램, 120GB SSD 저장장치, 기가비트 랜카드, 노드 10대로 구성된 '상자' 모양의 우분투리눅스 기반 오픈스택 어플라이언스다. 10대 중 4대는 추가 SSD 저장공간을 포함하며 10대 중 1대는 인텔 무선랜 및 2TB HDD를 추가 탑재했다.
노드 10대를 담은 상자의 크기는 길이 54.5cm, 폭 29cm, 높이 21.3cm이며 중량은 17kg이다. 상자 위 양끝에 검은 손잡이가 달려 있다. 항공 수송용 케이스에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영미유럽권 전원선, 무선랜 안테나 등 부속품까지 더하면 32kg으로 꽤 무겁다. 어쨌든 사람이 운반 가능한 형태라는 게 독특하다.
이 상자로 뭘 할 수 있을까? 물론 오픈스택 최신판(아이스하우스)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이다.
일단 오렌지박스에는 우분투14.04 LTS 64비트 버전, 하드웨어 프로비저닝 자동화 도구 '서비스형메탈(MaaS)'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배포 관리 도구 '주주(Juju)', 우분투 아카이브 미러가 탑재돼 있고 캐노니컬의 '우분투 어드밴티지서포트'가 1년간 제공된다.
이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서비스형 플랫폼(PaaS) '클라우드파운드리', 분산형 데이터처리기술 하둡, 수백가지 주주 '참(charm)', 이밖에 수천가지 워크로드의 조합을 운영할 수 있다. 여기서 참은 주주를 통해 제어되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배포 및 관리 템플릿을 가리킨다.
주주의 참 기능과 MaaS, 그리고 '수천가지 워크로드 조합'을 운영할 수 있다는 캐노니컬의 메시지로 볼 때 오렌지박스는 데브옵스(DevOps)를 염두에 둔 솔루션으로 보인다. 데브옵스는 단일 시스템에서 개발과 운영을 겸해 빠른 서비스 배포와 최적화를 지속 수행하는 활동을 가리킨다.
마크 셔틀워스 캐노니컬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스택서밋에서 제품을 공개한 뒤 여러분은 이 오렌지박스를 통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분산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할지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자평했다.
사실 캐노니컬은 오렌지박스를 '점프스타트'라 불리는 오픈스택 교육프로그램에 사용 중이다. 교육은 교육생들이 주주와 MaaS를 포함한 오픈스택 환경을 2주간 돌려 보는 내용이고 이틀간 전일제 기술교육을 포함한다. 원래는 판매용이 아니었는데 일반 기업 사용자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킨 상황이다.
미국 지디넷은 현시점에는 하드웨어 사업을 욕심내지 않고 있는 캐노니컬이 오렌지박스라 불리는 제품으로 엄청난 수요를 마주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오픈스택 생태계에 관심을 갖는 외부 사용자들의 입문용으로 취급할지, 본격적인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시작할지가 관건이다.
캐노니컬은 결정을 유보 중인 듯하다.
마크 베이커 캐노니컬 제품마케팅매니저는 캐노니컬은 아직 (기업 시장에서 엄청나게 늘어난 오렌지박스 제품의) 수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확정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미국, 유럽, 아시아 시장 잠재 고객들의 요구를 놓고 그들과 상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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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델, HP, 시스코가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을 공급 중이고 IBM의 x86 서버 사업을 인수한 레노버 역시 오픈스택 진영에 발을 담근 상태다. 오픈스택 진영에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였던 캐노니컬이 하드웨어까지 공급한다면 서버 파트너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캐노니컬이 손잡은 오렌지박스 제조 파트너는 기존 서버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니라 영국 OEM PC제조사 '트랭퀼PC'다. 캐노니컬이 향후 하드웨어 사업을 본격화하더라도 이대로는 글로벌 서버 하드웨어 업체들의 심기를 건드릴만큼의 '물량'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