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램버스가 사물인터넷(IoT) 시대 제조사들에 손을 내밀고 나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유수 반도체 업체들과 줄소송을 벌이며 얻었던 ‘특허괴물’이라는 오명을 불식시키고 단순 지적재산권(IP) 사업에서 기존 강점을 가진 메모리인터페이스 솔루션 외에 이미지센서, 보안솔루션,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롬 네이들 램버스 수석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1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더 이상 일차적으로 특허를 집행하는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품에 채택되도록 해 시장에 소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히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제품 포트폴리오도 핵심사업인 메모리인터페이스와 이를 보완하기 위한 보안과 스마트센서쪽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램버스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데이터 전송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렴하면서도 전력소모가 작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기기와 클라우드 간 데이터 전송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솔루션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기존 강점을 가진 메모리인터페이스 외에 새로운 영역으로 도전하는 이미징 센서 분야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센서 관련 전담부서를 만드는 한편, 핵심 제품으로 ‘바이너리 픽셀’과 ‘렌즈리스(Lensless) 스마트센서’를 내세우고 있다.
바이너리 픽셀 기술은 센서가 구분할 수 있는 밝기 범위를 말하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크게 높이고 저조명 감도도 향상시켜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이미지 처리 방식이다.
램버스가 올해 MWC에서 처음 발표한 렌즈리스 스마트 센서는 기존 광학 방식 대신 위상격자(phase grating) 기술을 사용해 렌즈 없이도 센서에 포착된 데이터를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렌즈가 필요 없기 때문에 카메라 모듈 소형화가 가능하고 전력 소모가 낮으면서도 비용이 저렴한 이미지 센서 구성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향후 1년 반에서 2년 내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들 수석부사장은 “렌즈리스 스마트센서는 기존 렌즈 기반 이미지 센서들을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하는데 목적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평소에는 휴면 상태로 있던 기기를 바라보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는 등 얼굴인식이나 객체식별, 움직임 파악 등 간단한 기능에는 굳이 고해상도 이미지 센서나 렌즈가 필요치 않은 만큼 렌즈리스 센서를 통해 기존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보안 관련 영역도 핵심 사업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램버스는 지난 2011년 인수한 데이터보안업체 크립토그래피와 함께 ‘DPA 보안 솔루션’과 시스템온칩(SoC)에 통합 제공돼 불법 복제를 방지하는 ‘크립토파이어월’(CryptoFirewall) 코어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핵심 사업영역인 메모리인터페이스 분야도 강화한다. 지난해 출시한 저전력 메모리반도체 솔루션인 ‘R+ LPDDR3’을 이용해 모바일 기기와 데이터 센터 간 데이터 저장과 이동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R+는 기존 LPDDR3 대비 빠른 40Gbps 이상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면서도 소비전력을 감소시킨 고성능 인터페이스 설계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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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버스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과 줄소송을 벌이며 특허괴물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램버스와 합의금 9억달러를 내고 특허소송을 마무리지었고 SK하이닉스도 지난해 향후 5년 간 램버스 특허 기술의 사용 권한을 갖는 대가로 2억4천만달러의 로열티를 램버스에 지불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13년 간 이어졌던 특허 소송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특허괴물의 오명을 벗겠다고 선언한 램버스는 특허 그 자체에서 제품화 전략 중심으로 전략을 이동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J40 위원회에 합류해 클라우드 전송과 관련한 차세대 아키텍쳐 구현과 관련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산업과의 협업 의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