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동통신3사의 실적이 동반 추락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시장과열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각사마다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큰 변화를 가지고 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3월 시작된 이통3사 순환 영업정지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30일 KT를 끝으로 마무리 된 이통3사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동안 3사가 투입한 마케팅 비용은 총 2조4천263억원으로 집계됐다. 각사별로는 SK텔레콤 1조1천억원, KT 7천752억원, LG유플러스 5천511억원씩이다.
지난 1분기는 연초부터 1·23 대란, 2·11 대란 등이 발생하며 시장이 달아오른 시기다. 이 기간 동안 번호이동은 지난 1월 115만2천369명, 2월 123만6천689명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월 100만건을 넘어서며 경쟁이 과열됐다.(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자료 기준)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 투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21.4%, 직전 분기 대비 30.7% 늘어난 금액을,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22.6%, 직전 분기 대비 15.5% 증가한 금액을 마케팅에 쏟아 부었다.
반면 KT는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적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직전 분기 대비 2.6% 늘어난 금액을 마케팅에 썼다.
3월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단독 영업을 한 SK텔레콤이 가입자를 휩쓸었다. 3월13일부터 단독영업을 한 SK텔레콤은 3월 한 달 동안 6만6천981명을 뺏어와 1분기 번호이동 성적을 겨우 흑자로 마감했다.
1분기 말 기준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 50.4%, KT 29.9%, LG유플러스 19.7%를 기록, 영업정지 영향으로 KT는 십여년 동안 지켜오던 30% 선이 붕괴됐다. 전체 LTE 가입자는 SK텔레콤 1천477만명, KT 863만명, LG유플러스 746만명 순이다.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CFO)은 “SK텔레콤은 오랜 기간 동안 점유율 50%를 유지해왔다”며 “네트워크, 상품력, 재무적 측면에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외부 규제 영향 등을 감안하면 자연스럽게 50% 점유율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성적은 양상이 다르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을 처음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는 3만5천362원, SK텔레콤은 3만5천309원을 기록했다.
또 유일하게 KT만 직전 분기 대비 ARPU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 것도 흥미롭다. KT ARPU는 3만2천902원을 기록, 직전 분기 대비 5.7% 늘어났다. SK텔레콤은 통신장애 보상비용 발생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의 영향으로 ARPU 상승세가 꺾였다.
김인회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현재 KT LTE 고객 비중은 52%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라며 “ARPU 상승세가 경쟁사 대비 높은 것은 LTE 전환에 따라 상승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1분기에 신규 모집한 가입자의 퀄리티가 높은 측면도 있다”며 “올해 ARPU는 지난해와 비교해 5~6%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이통3사 모두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정지가 내달 18일까지 지속되는 상황인데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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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CFO)은 “지난해 말 가입자 대비 올해 가입자 순증 5%를 예상했으나 시장 상황상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보조금 규제, 영업정지 등으로 인해 시장 냉각을 이유로 꼽았다.
황수철 CFO 역시 “2분기에도 경쟁사의 게릴라성 마케팅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LTE 확산이 진행됐고 정부 보조금 규제 등의 영향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의 시장안정화 의지, 재무적인 경쟁사들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보조금 경쟁 촉발해서 시장 혼탁하게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