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매출 감소 영업익 반토막…적자전환

황창규號 첫 성적 초라…보조금↑·유선↓

일반입력 :2014/04/30 11:06    수정: 2014/04/30 14:07

정윤희 기자

KT가 1분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반토막 났다. 여기에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이다. 통신 부문 실적이 크게 하락한 통에 비통신 부문의 선전도 반전을 꾀하진 못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첫 번째 실적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까지 통신경쟁력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2분기에는 영업정지 등의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특별명예퇴직 비용이 반영될 예정이라 실적이 개선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KT는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자회사 연결기준 1분기 매출로 유선매출 감소와 상품매출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하락한 5조8천4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마케팅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6% 하락한 1천520억원, 당기순손실은 41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전환 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별도기준 실적은 더욱 처참하다. 별도기준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줄어든 4조4천609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90.5% 줄어든 22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44억원으로 역시 적자전환이다.

■마케팅 비용 ‘발목’…유선도 감소세 지속

1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인은 보조금 등 마케팅비용이다. 연초부터 불거진 1·23 대란, 2·11 대란 등 보조금 출혈경쟁이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 기간 동안 KT는 마케팅 비용으로 7천752억원을 쏟아 부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1.1%,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6% 늘어난 금액이다.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17.3%로 전년 동기 대비 2.74%p, 직전 분기 대비 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SK텔레콤(33.7%), LG유플러스(27.3%)에 비해 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중이 낮은 점은 긍정적이다.

무선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직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1조7천834억원을 기록했지만 유선부문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유선부문은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6.7%, 직전 분기 대비 3.6% 감소한 1조4천2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선부문에서는 초고속인터넷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천466억원을 기록한 것이 위안거리다.

설비투자(CAPEX) 금액은 광대역 LTE 등 네트워크 투자에 3천572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5%, 직전 분기 대비 75.8% 줄어든 금액이다. 이중 무선에는 1천777억원, 유선에는 1천228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올해 총 CAPEX로 2.7조원을 계획하고 있다.

■LTE 가입자 증가-IPTV 희망…2분기는?

그나마 희망은 LTE 가입자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의 지속 증가다.

KT는 1분기 말 기준으로 863만명의 LTE 가입자를 보유, 전체 가입자의 52.4%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7만명, 직전 분기 대비 76만명이 늘어난 숫자다. 전체 가입자 대비 비중도 전년 동기 30.8%, 직전 분기 47.9%에서 상승했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1천143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69.4% 비중을 차지했다.

1분기 ARPU는 3만2천902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 직전 분기 대비 5.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1분기 ARPU가 상승한 것은 KT가 유일하다.

미디어/콘텐츠에서는 IPTV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IPTV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7.7%, 직전 분기 대비 4.3% 성장한 3천69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PTV는 1분기 가입자가 19만명 순증하며 총 516만명의 가입자를 모았으며, 유료 콘텐츠 이용료 등 부가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5% 성장하며 선전했다.

2분기에는 지난 3월17일부터 4월26일까지 계속된 영업정지의 영향으로 마케팅비용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 27일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 내달 18일까지 단독 영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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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특별명예퇴직 비용이 변수다. KT는 30일 최종 퇴직인원 8천304명을 확정하고 이들을 퇴직 발령했다. KT는 명예퇴직으로 약 1조2천억원 가량의 일시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 모두 보조금 출혈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때문에 3사 모두 기존 가입자 위주의 ‘집토끼 지키기 전략’을 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