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게임셧다운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합헌 판결에 후폭풍 공포가 게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 적용이 유예된 모바일 게임에도 강제적 셧다운제가 도입될 수 있다는 우려와, 기존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의 강도 역시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헌재는 지난 24일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론을 내렸다.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이용률이 높고 중독성이 강해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청소년들의 기본권 침해 주장에도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즉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인터넷게임 제공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아니라는 것이 헌재의 설명이다.
헌재 판결에 해당 법안의 주체인 여성가족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보호를 지향하는 헌법이념과 공공의 가치를 재차 확인했다”면서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헌재의 판결과 이를 반기는 여성가족부의 공식 입장이 알려지면서 게임업계는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합헌에 따른 후폭풍을 예상하며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일단 자율규제로 뜻을 모아가던 모바일 게임에도 강제적 셧다운제 도입이라는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5월19일까지 유예돼 있는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 역시 여가부가 청소년 보호라는 ‘숭고한’ 명목 하에 도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여가부가 이번 헌재의 합헌 판결에 환영을 표하면서 최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의 문제를 언급해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
나아가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여가부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매일 밤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강제적 게임셧다운제의 시간과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게임업계는 여가부가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조윤선 장관이 약속한 내용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더 강도 높은 규제를 만들어낼 것이 아니라, 조윤선 여가부 장관의 말대로 국내 게임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실질적으로 돕도록 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밝힌 “게임산업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에 여가부가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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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불필요한 법안도 만들기는 쉬워도 없애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헌재의 판결도 아쉽지만 이를 근거로 무분별한 규제안들이 더 남발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제적 게임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고, 게임 과몰입을 예방해주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헌재 역시 게임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명시한 만큼 자녀에 대한 학부모들의 애정과 관심, 놀이문화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더 실질적인 대안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