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쇠약해 외출을 할 수 없게 된 암환자 여성이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산책하는 기쁨을 되찾게 됐다는 감동적인 소식이다.
1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작년 말 암환자였던 로버타 훠스틴버그 씨는 몇 개월에 걸쳐 받은 방사선 및 화학 요법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선고를 받게 된다. 서서히 몸이 쇠약해져 정원에도 나올 수 없게 된 로버타 씨. 그러던 중 그녀를 위해 간호하던 손녀인 프리실라 씨가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게임 아티스트인 프리실라 씨는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해 할머니인 로버타 씨를 다시 외부 세계를 경험시켜주기로 한다. 그러나 할머니의 수명은 몇 개월 남지 않은 상태여서 오큘러스 리프트를 주문하고 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촉박했던 상황.
결국 프리실라 씨는 회사인 오큘러스 VR에 이메일로 지금까지의 경위를 전하고 바로 다음 날 기기를 제공해주겠다는 회신을 받게 된다.
그 후 거의 바로 오큘러스 리프트가 도착했고 로버타 씨는 먼저 가상공간의 별장이 등장하는 투스카니 데모를 체험한다. 그녀는 정원에서 날아다니는 나비에 놀라는가 하면,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는 것에 기뻐한다. 이 때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더 놀라운 일은 이후에 벌어졌다. 유튜브 동영상 코멘트 란을 통해 손녀인 프리실라 씨가 오큘러스 리프트용 구글 스트리트뷰 존재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얘기를 할머니에게 전하던 중 로버타 씨가 아직 건강했던 시절 스트리트 뷰 촬영용 자동차를 만났던 일이 밝혀지게 된다.
이에 프리실라 씨는 빠르게 스트리트 뷰 위치를 확인했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건강했던 로버타 씨의 모습이 담긴 장면을 발견한다. 로버타 씨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자신이 손을 흔들고 있던 위치를 둘러보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또 그녀와 함께 있었지만 몇 달간 세상을 떠난 애완견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로버타 씨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체험하고 난 뒤 약 한 달 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프리실라 씨는 할머니를 위해 요정, 나비, 폭포와 숲이 등장하는 VR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있었지만, 끝내 로버타 씨에게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VR 기술과 손녀의 사랑으로 로버타 씨 인생의 마지막이 좋은 추억으로 기억됐을 거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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