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1분기 비수기에도 '선방'

일반입력 :2014/04/15 18:36    수정: 2014/04/16 06:59

정현정 기자

국내 전자부품 업계는 지난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디스플레이 가격의 예상 밖 선전 속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계절적 요인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실적은 감소하겠지만 1분기가 전자부품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는 이달 말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전년 동기비 가격 하락폭 둔화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업황호조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폭은 비교적 작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은 예상되지만 지난해 계속됐던 TV용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난달 들어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메모리-시스템IC·D램-낸드 엇갈린 실적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8조4천억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각 부문별로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2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1조700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9조원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0조원을 넘겼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전년 동기 8조5천800억과 비교해서는 늘었다.

반도체 사업부문별 실적은 엇갈릴 전망이다. 메모리사업부는 시황 호조에 따라 IM부문과 함께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스템LSI사업부는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시스템LSI사업부 매출은 3조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증권사별로 100억원을 밑돌 것이라는 추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량 감소,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 다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0% 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3조7천12억원과 9천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201%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부문도 제품별로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D램 부문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낸드플래시는 가격이 급락하면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D램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적어 이 부문 이익이 9천745억원으로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반면 낸드부문은 175억원의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는 1분기가 바닥

디스플레이 업계도 1분기 비수기 효과로 실적 상승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후 줄곧 하락하던 LCD TV용 패널 가격이 지난달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1분기를 저점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6조원대 초반, 영업이익은 1천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4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TV용 패널 가격 하락과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중소형 패널 수익성이 악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천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급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에 추격을 허용하며 반전됐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지난 분기에도 같은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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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예상하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400억~700억원 수준이다. 매출액은 6조원대 초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TV용 패널 업황이 2분기부터 개선되고 있고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도 본격화되면서 LG디스플레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