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메모리 가격 '선방'…2분기는?

3월 하반월 D램 평균 1.6% · 낸드 최대 6% 하락

일반입력 :2014/04/02 15:02    수정: 2014/04/02 15:13

정현정 기자

지난달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계속됐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1.6% 하락했고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도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최대 6% 수준의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다만 1분기가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은 예상범위 내에서 완만하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이후 D램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낸드플래시는 공급증가 우려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이미 시장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하락한 만큼 하락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하반월 PC용 D램 주력제품인 DDR3 2Gb 256Mx8 1333MHz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1.84달러에서 1.6% 하락한 1.81달러를 기록했다.

DDR3 4Gb 512Mx8 1333MHz 제품 고정거래가격도 3.63달러로 지난달 3.69달러 대비 1.6% 하락했다. D램 4GB 모듈의 가격은 31.5달러로 지난달 32달러에 비해 1.6%의 가격 하락이 있었다.

지난해 공급부족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화재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D램 가격은 올해 1분기 들어 하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락폭은 전분기 대비 2.5%에 그쳐 업계 전망치였던 4%를 밑돌았다.

업계에서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 하락이 완만한 속도로 이뤄진 것은 D램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D램 산업이 독과점 체제로 변화하면서 고정거래선 가격 협상 빈도는 월 2회에서 월 1회 또는 분기 1회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달 상반월 D램 고정거래가격 협상은 없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비교적 큰 폭의 변동이 있었다. 3월 하반월 64Gb MLC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2.81달러로 전반월 2.99달러 대비 6% 하락했다. 128Gb MLC 제품은 8.05달러로 지난달 8.15달러 대비 1.2% 하락했다. 32Gb MLC 제품은 2.15달러로 전반월 대비 1.4%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낸드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분기 말을 맞아 제조사들이 재고 조정을 실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평균 7.6% 하락했다. 이는 전망치인 7%를 다소 웃도는 수치다. 메모리 카드와 USB 수요 감소에 스마트폰의 계절적인 비수기까지 겹쳐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D램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 업계 과점화에 따른 협상 행태가 2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과거처럼 완전 경쟁 상태에서 보여주던 가격 하락 속도에는 달라진 완만한 수준의 가격 하락 속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PC 제조사들이 재고 확충과 더불어 스마트폰 및 태블릿 수요가 회복되면서 안정적인 D램 가격 흐름이 전망된다”면서 “최근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CAPA) 확대 및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D램 CAPA는 특별한 증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25나노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로 여전히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1분기 가격 하락폭이 확대된 데 이어, 2분기 이후에도 재고증가와 수요부진에 공급증가 우려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낸드플래시 시장 가격이 일부 업체들의 원가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이미 하락한 만큼 향후 하락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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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석 연구원은 “2분기 이후 SK하이닉스가 청주 M12 라인을 D램에서 낸드로 다시 되돌리고 마이크론도 싱가포르 팹7을 D램에서 낸드로 전환하면서 낸드 공급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3D V낸드 양산을 비롯해 낸드의 차세대 공전 전환도 본격화되는 것도 공급 증가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 가격 하락은 공금과잉과 분기말이라는 상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낙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시장가격이 원가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했기 때문에 향후 하락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