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격 "애플 이긴건 카피 아닌 마케팅"

일반입력 :2014/04/15 10:24    수정: 2014/04/15 10:25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을 앞선 것은 모방이 아닌 우수한 마케팅 전략 덕분이다.”

삼성전자, 애플 특허 2차 소송전에서 삼성전자의 반격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소송전에서 마케팅 책임자들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비결에 대해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주장을 폈다.

삼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속개된 2차 소송 공판에서 손대일 전(前) 삼성전자 북미통신법인(STA)장과 토드 펜들턴 STA 최고마케팅책임자를 증인으로 내세웠다.

손 전 부사장은 법정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배경은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애플 타도’ 메모를 작성하며 화제가 됐던 인물로 지난해 STA 법인장에서 물러나 현재 삼성전자 자문역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통신사 친화 제품 개발 전략을 강조했다. 손 전 부사장은 AT&T, 버라이즌, T모바일, 스프린트 등 통신사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 공급한 통신사 친화 전략을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로 소개하면서 “반면 아이폰은 AT&T가 독점으로 판매했고 299달러라는 가격도 많은 소비자 기반을 공략하기에는 무리였다”고 평가했다.지난 공판에 이어 구글은 삼성전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삼성전자 증인으로는 폴 웨스트브룩, 다이앤 핵본, 비외른 브린거트 등 세 명의 핵심 개발자들이 증인으로 나서 삼성전자 제품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기능이 애플의 기술을 베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애플이 문제 삼은 소프트웨어 기능들의 기반이 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예로 들면서 해당 기능들이 애플의 기술을 모방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언했다. 이날 구글 개발자들은 증인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다이앤 핵본은 배심원단을 향해 “나는 우리가 안드로이드를 통해 한 일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변론에서 히로시 록하이머 안드로이드 담당 수석부사장을 삼성전자 증인으로 보내며 측면 지원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한편, 이날 애플은 손 부사장이 지난 2012년 작성한 아이폰5가 출시되면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삼성의 내부 이메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는 아이폰에 대한 삼성의 우려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아이폰을 베끼지 않았다는 삼성의 주장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이달 초 변론을 마무리 지은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밀어서 잠금 해제, 자동 완성, 전화번호 화면을 두드려 전화 걸기, 통합 검색, 데이터 동기화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20억 달러(약 2조1천억원)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의 2차 소송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 관계자들을 우군으로 내게우고 있지만 애플은 이번 특허 소송이 구글과는 관련이 없으며 삼성전자가 애플을 모방한 제품들을 판매하는데도 구글이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며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