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부사장 “아이폰 안 베꼈다”

2006년 이미 안드로이드 테스트, 삼성 지원사격

일반입력 :2014/04/12 21:33    수정: 2014/04/13 19:39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 구글 부사장이 나서 “안드로이드는 애플 아이폰을 베끼지 않았다”는 취지 주장을 펼쳤다.

특히, 아이폰이 나오기 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이 한창이었고, 독창성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 주목받고 있다.

11일 미국 씨넷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의 공판에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부사장이 삼성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록하이머는 안드로이드 개발을 총괄한 임원으며,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지목돼왔다.

그는 “구글이 아이폰을 따라하는 방식으로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느냐”는 삼성 측 변호인의 질문에 “우리만의 정체성을 분명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또 “모든 휴대폰 제조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신념도 당시 애플과 다른 점이었다”고 강조했다.

록하이머는 “안드로이드의 수천 개 기능들은 각각 사용자를 위한 목표들을 갖고 있다”며 “예를 들어 퀵 링크 기능은 이미 2005년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경 구글이 20~30명 규모의 팀으로 안드로이드 초기 버전을 시험했다는 내용도 록하이머를 통해 재판에서 나왔다.

록하이머의 증인 출석은 삼성전자에 대한 구글의 지원사격이 본격화됐음을 뜻한다고 씨넷은 설명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까지 ‘특허 표절’로 몰아가기에 구글이 나설 수밖에 없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안드로이드의 단어 자동 완성, 잠금 해제, 데이터 태핑, PC-스마트폰 데이터 동기화, 통합 검색 등 5개 기능들을 표절로 몰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애플이 디지털 화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방법과 원격 화상 전송 시스템 등 2개 특허를 침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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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의 증인 참석 여부도 세계적 관심사다. 루빈 부사장은 지난해 안드로이드 총괄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구글의 실세다.

흥미롭게도 루빈 부사장은 애플 출신이다. 정확히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애플에서 일했고, 이후 독자적으로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구글에 합류했다. 양측이 서로를 잘 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