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삼성, 오티즈 셀카 활용 불쾌”

일반입력 :2014/04/04 11:56    수정: 2014/04/04 13:39

이재구 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데이비드 오티즈 요청에 따라 함께 찍은 사진이 트윗에 올라와 퍼진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520만명이나 본 것으로 알려져 좋아해야 할 판에 불쾌감을 표한 이유는 이 갤럭시S3 셀카 촬영자 오티즈 선수가 삼성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CBS, 씨넷, 애플인사이더 등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측이 월드시리즈 우승팀 자격으로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셀카를 찍어 트윗에 올린 오티즈의 사진 트위팅에 대해 불쾌하다(not happy)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사태는 이번 주 백악관을 방문한 데이비드 오티즈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신의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게 어떠냐는 즉석 제안을 했고 대통령이 이에 응하면서 발생했다.

CBS는 대통령을 제외한 사진 속 모든 사람들이 홍보맨인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백악관측은 “오티즈가 삼성의 (셀카관련)후원을 받는 줄은 전혀 몰랐다”며 “대통령이 영문도 모른 채 제품 광고 선전에 엮여들어가 ‘불쾌하다(not happy)’”는 입장을 표명했다.

백악관 셀카 촬영 이후 오티즈 선수가 삼성의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는 셀카 촬영에도 대가가 지불됐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이어졌다. 삼성모바일은 이 사진을 리트윗했다.

삼성은 뉴욕데일리뉴스로부터 이 사진에 대가를 지불했느냐는 질문을 받고“(보스턴레드삭스팀이) 백악관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데이비드 및 팀원들과 함께 팬들과 사진을 어떻게 공유할지에 대해 작업했다. 하지만 그가 갤럭시노트3로 사진을 찍을지, 찍는다면 어떤 것을 찍을지 알지 못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오티즈가 삼성의 후원을 받는 선수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빌 플랜트 CBS 백악관 출입기자에게 그가 삼성후원을 받는 선수인 줄 “전혀 몰랐다”고 설명해야 했다.

플랜트기자는 백악관 관리들이 “불쾌하다(not happy)”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티즈나 삼성에 사진삭제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백악관은 강압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쳐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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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즈는 “오바마와 촬영한 사진은 즉흥적인 것이었다”면서 “이 사진으로 삼성에서 후원을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520만 삼성트위터 팔로워에게 전해졌다.

앞서 오바마는 아카데미상 수상식장 사회를 본 코미디언 엘런 드제너러스가 삼성 후원 하에 무대 위에서, 객석에서 명사들이 모인 사진을 촬영해 트윗으로 날린 것에 대해 “싸구려 묘기(cheap stunt)”라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