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신제품 출시일에 애플스토어 앞에서 긴 줄을 서면서 기다리는 애플 팬들이 지나가던 삼성 갤럭시폰 사용자의 화면을 보고 놀란다. 대기중이던 애플 팬들은 그게 뭐냐고 묻는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삼성 갤럭시S3라고 말해 준다. 이들은 아이폰보다 큰 화면에 단말기 접촉만으로 데이터를 교환하는 삼성의 4G 갤럭시S3 폰을 부러워한다.
지난해 초 인기를 끌었던 이같은 내용의 삼성 광고 넥스트빅싱(Next Big Thing Is Already Here)은 필 실러 애플 마케팅책임자(부사장)를 격분하게 했고 이는 결국 애플 광고 제작 대행사를 바꾸자는 소동까지 불러일으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버지는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지법에서 열린 애플-삼성 특허소송 2차 재판에서 존 퀸 삼성 변호사가 애플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존 퀸 변호사는 애플이 얼마나 안드로이드, 특히 삼성과의 경쟁에 조바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필 실러가 보낸 이메일 기록을 제시했다. 이 시점의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내용은 마케팅 책임자인 필 실러 부사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존 퀸 삼성변호사는 배심원들 앞에서 새롭고 경쟁력있는 마케팅 전략은 애플을 격분하게 만들었다(it drove Apple crazy)고 말했다.
존 퀸 변호사가 제시한 것은 지난해 1월 28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된 애플은 삼성에 냉정성을 잃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가 나온 후 실러 부사장이 자신의 마케팅 팀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시 기사에서 삼성의 2012년도 4분기 수익은 76%로 급등했고 애플과의 스마트폰 격차를 좁혔다고 썼다. 반면 애플은 또다시 4분기에 평범한 수익을 기록해 아이폰5 수요에 대한 우려를 불러왔고 이에따라 주식이 지난 2일동안 14%나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은 아이폰5를 조롱하면서 갤럭시S3를 홍보하는 다음번 큰 변화가 여기 와 있다(The next big thing is already here)는 공격적인 TV광고캠페인을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보도는 실제로 광고를 보고 갤럭시S3를 살 마음이 생겼다는 소비자 사례까지 제시했다.
뒤 이어 나온 필 실러 부사장의 이메일은 우리는 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쓰고 있다.
존 퀸 변호사는 실러가 홍보 캠페인에 사로잡혀 있었고 팀 쿡 CEO에게 기존 홍보대행사(TBWA/CHIAT/DAY) 대신 다른 홍보대행사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이는 애플 이사회사 안건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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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러는 31일 시작해 이달 내내 진행될 애플-삼성 2차 소송의 증인이다.
이번 재판에서 애플과 삼성은 각각 자사의 특허침해 배상액으로 20억달러(2조1천억원)와 690만달러(73억원)을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