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히치하이커 위한 가방 "여기 있네"

슈피겐SGP 뉴코티드2 리뷰

일반입력 :2014/03/31 14:46

권봉석

백팩의 미덕은 수납 능력이다. 노트북, 카메라, 태블릿 그리고 여기에 따르는 각종 액세서리는 물론 지갑 등 각종 소지품까지 담고 다니기 위해서다. 값 비싼 디지털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충격 완화도 필수다. 게다가 가방 자체는 가벼워야 하며 어깨에 주는 하중을 낮추기 위한 인체 공학적 설계까지 더해져야 한다. 이 정도까지만 해도 생각할 요소가 한 두가지가 아닌데 마음에 드는 디자인까지 더해지면 가격은 어느덧 미리 생각했던 예산을 훌쩍 넘어간다.

슈피겐SGP 뉴코티드2(이하 뉴코티드2)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뿐만 아니라 충전기나 케이블 등 액세서리까지 한꺼번에 넣어 휴대할 수 있는 가방이다. 최대 15인치급 노트북과 DSLR 카메라 본체·렌즈, 10인치 태블릿까지 한 번에 담을 수 있다. 곳곳에 지퍼 달린 주머니를 많이 달아 자잘한 물건을 나눠 담기도 좋다. 등에 맸을 때 느낌도 가벼울 뿐 아니라 오래 매고 다녀도 피로감이 덜하다.

서류 넣는 공간 줄이고 노트북 공간 늘려

뉴코티드2는 이전 제품인 뉴코티드와 마찬가지로 수납공간을 두 개로 나눠 놓았다. 가로 길이는 32cm, 세로 길이는 45cm로 각각 1cm 가량 줄어들어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폭은 20cm에서 13.5cm로 대폭 줄어들었다. 가방에 내용물이 얼마 안 들어 있을때도 커다른 가방을 메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줄었지만 수납공간도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액세서리와 케이블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줄인 대신 노트북 수납 공간 비율을 늘렸다.

수납공간이 많거나 튼튼해도 가방 자체가 무거우면 결국 휴대가 불편해진다. 내용물을 모두 비운 다음 손에 들어보면 크게 무겁지 않다. 어깨끈은 최대 91.5cm까지 조절할 수 있어 체격이 작은 사람이나 큰 사람 모두 메기 편하다. 길이를 조절하고 남은 어깨끈은 넣어서 정리할 수 있고 안쪽에는 패드도 덧댔다. 어깨끈 바깥쪽에는 블루투스 헤드셋이나 이어폰, 리모컨이나 볼펜을 꽂아 쓸 수 있는 홀더도 달았다.

외부 재질은 합성수지인 폴리에스테르로 코팅해 습기나 빗물을 막아준다. 물론 완전방수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비나 눈에 장시간 노출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물질이 묻으면 닦아내기도 쉽지만 물빨래는 불가능하다. 지퍼에는 플라스틱 손잡이를 달아 여닫을 때 편리하다.

전반적으로 부피가 줄어들면서 휴대하기도 편해졌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뉴코티드는 등과 허리에 쿠션을 각각 하나씩 덧댔지만 뉴코티드2는 등에만 있다. 운반용 손잡이도 가방 중앙이 아니라 어깨끈 쪽으로 옮겨갔다. 가방에 내용물을 넣고 한 손으로 들어보면 무게중심이 바깥쪽으로 쏠린다. 제품 내구성에는 영향이 없지만 다소 불안한 느낌을 준다.

노트북, 태블릿에 DSLR까지…

스마트 기기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은 두 군데다. 먼저 태블릿은 제품 맨 앞의 지퍼를 열면 넣을 수 있다. 수납 가능한 기기 크기는 최대 10인치이며 갤럭시노트 10.1이나 아이패드 에어 등 10인치 이하 화면을 단 기기라면 무난히 넣을 수 있다. 7인치 화면을 단 태블릿도 당연히 들어간다. 노트북은 뒷 수납공간을 연 다음 넣을 수 있는데 15인치 이하 노트북이라면 어떤 제품이든 넣을 수 있다. 벨크로(찍찍이)를 이용해 노트북을 고정하기 때문에 노트북 크기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금속 재질로 만든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가지고 다니다 보면 표면이 긁히거나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해 전용 파우치나 케이스에 넣어 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긁히는 것을 막기 위해 얇은 피막을 입히는 아노다이징 처리가 되어 있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뉴코티드2는 노트북·태블릿 수납 공간 안에 모두 인조 모피를 덧대서 터치스크린이나 노트북 표면이 긁히지 않게 만들었다.

노트북 가방 따로, 카메라 가방 따로 가지고 다니다 보면 불편한데다 자칫 잘못하면 잃어버리기도 쉽다. 뉴코티드2는 노트북 수납공간을 넓혀서 DSLR 카메라도 넣을 수 있게 했다. 렌즈를 연결한 상태에서 그대로 넣는 것은 물론 무리지만 렌즈와 본체(바디)를 분리하면 너끈히 들어간다. 본체와 렌즈, 스트로보까지 한꺼번에 넣을 수 있다.

안 보이는 곳에 새로 생긴 ‘비밀 주머니’

뉴코티드에서 서류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은 대폭 줄어들어 A4 용지에 인쇄한 참고 서류와 두껍지 않은 액세서리 정도가 들어가는 것이 고작이다. 전자항공권이나 계약서, 혹은 서류봉투와 함께 각종 충전 케이블과 메모리카드, 어댑터 정도를 넣을 수 있다. 주머니가 뒷쪽이 아닌 앞쪽에 달렸고 조가비처럼 90도 각도로 열려 내용물을 확인하고 꺼내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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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티드2에서 달라진 점은 또 있다. 가방 양 옆에 지퍼로 여닫는 공간을 하나씩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손을 뻗어 지퍼를 내리면 바로 내용물을 꺼낼 수 있지만 가방 주인이 아니라면 주머니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든 위치에 주머니가 달려 있다. 평상시에는 교통카드 등을 넣어 쓰다 해외에 나갈 때 여권 사본이나 증명사진, 비상금 등 중요한 서류를 분산해 넣어두기도 좋다.

뉴코티드2는 폭이 5cm 가량 줄어 많은 수납공간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부피가 그만큼 줄어 가지고 다니기 편해졌을 뿐 아니라 정장에 좀 더 잘 어울린다. 가격은 9만5천원 선이며 색상은 블랙 이외에 네이비, 그레이 등 세 종류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스마트 기기와 주변기기를 가지고 모두 챙겨다니는 사람에게 적합한 가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