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이 사용자 본인의 거래 잔고를 확인할 수 있는 '잔고증명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불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를 운영하다가 사용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마운트곡스 사태의 재발을 막고,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거래소 사용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코빗은 지난 21일 사용자들이 자신의 비트코인 잔고를 확인할 수 있는 '비트트러스트' 서비스를 공개해 현재까지 57명 회원의 신청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신청자가 소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예치금 총액은 약 580비트코인(BTC)에 달한다. 코빗 기준 1BTC 거래가격이 59만2천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억4천336만원에 해당하는 자금이 비트트러스트를 통해 실제 잔고가 맞는지 증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마운트곡스 사태 이후 비트코인 거래소 활용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거래소가 실제 비트코인 예치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https://image.zdnet.co.kr/2014/03/24/mcKmoyuQrrl6aSMWVaU0.jpg)
코빗에 따르면 기존 은행 등 금융기관은 일부 금액만 실제 거래에 활용하는 '부분 지급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달리 비트코인 거래소는 은행과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도 회원들의 예치금을 100% 꺼내 쓸 수 있도록 지불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인 그레고리 맥스웰은 해시 트리를 이용해 비트코인 거래소가 가진 잔고를 증명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코빗은 이 같은 아이디어에 기반해 비트트러스트를 개발했다. 해시 트리 구조는 쉽게 말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돈을 임의의 다른 사람과 더하는 방식으로 모두 합산했을 때 실제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예치금과 같은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비트코인에 적용하면 코빗 회원을 임의로 둘 씩 짝지어 이들이 가진 비트코인 잔고를 합산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비트코인 잔고는 임의의 숫자와 문자 등으로 이뤄진 해시값으로 만들어져 보호된다.
두 명의 잔고를 합한 금액은 다시 새로운 해시값으로 보호된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면 비트코인 거래소가 전체 사용자들로부터 예치한 비트코인 총 예치금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여러 사용자들이 보유한 예치금들을 모두 더한 값이 실제로 코빗이 확보하고 있는 예치금과 같으면 언제든지 자신이 예치한 금액을 뽑아서 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시값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프로토콜이 사용하는 'SHA-256' 암호화 알고리즘을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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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화 코빗 이사는 예를 들어 A라는 해시 트리 구조의 가장 아랫부분에서부터 위로 조회를 해 나갔을 때 거래 총량에 이상이 없다면 실제 그만큼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빗은 매월 비트트러스트 신청자를 모집해 해시 트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