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희 “종편 재승인 방통위, 합의제 정신 훼손”

일반입력 :2014/03/19 14:04

“방송통신위원회가 합의제 기구 정신을 무시하고 (종합편성채절 재승인)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을 보고 국민 입장에서 기만당했는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 의원(민주당)은 19일 방통위가 종편 재승인을 심사하는 위원회의를 방청한 뒤 기자실에 들러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비판했다.

유 의원은 “과거 군부 독재 시절도 아닌데 (그때와 같다는) 착각이 들고 이런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오늘부로 방통위는 합의제 정신이 심각하게 망가졌고 훼손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방통위 사무국이 심의 의결을 하는 상임위원에게) 심의 자료를 주지 않고 그저 결과를 따르라는 식으로 야당 추천 위원을 들러리, 허수아비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 과정이 공개되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결과 보고서가 나오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부실한 심사 기준에 따르는 예상되는 심사 결과라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에 제기되는 의혹히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종편 심사 결과는 무효라고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와 방통위 상임위원 퇴장 이후 파행 의결을 두고 국회 상임위인 미방위에서 따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리핑 자리에 함께 참석한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도 “최초 종편 승인 심사자료 12만장을 분석해 승인심사 당시의 총체적인 부실을 밝혔지만 방통위는 어느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다”며 “심사 기준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상식적인 요구조차 단 한줄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여당 추천 상임위원인 홍성규 위원과 김대희 위원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유 의원은 “여권 추천 위원들은 (방통위 사무국) 실무자를 대변하듯이 왜 정부의 들러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유감이다”며 “이런 점 자체가 방통위가 스스로의 위상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사무처장 역시 “김대희 위원은 보도편성비율을 권고사항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종편의 기본 형식적 틀도 갖추지 않게 했다”며 “보도 전문 특화 PP가 있는데 김대희 위원은 편성 차별화를 이야기 하는데 상임위원이 기본적인 사실도 모르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종편이 전문PP와 양다리를 걸쳐도 되는 것을 유도하는 행위라는 것이 추혜선 사무처장의 설명이다.

그는 “방송 규제 기관인 방통위가 규제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권한이나 원칙을 스스로 붕괴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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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통위는 TV조선, JTBC, 채널A 등 종편 3사와 뉴스Y 등 4개 방송 사업자에 3년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의결에는 야권 추천 위원인 김충식 부위원장과 양문석 상임위원이 자리를 퇴장했다.

2기 방통위 체제는 12차 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한다. 더 이상의 의결을 하는 위원회의는 잡혀있지 않다. 최시중 위원장 체제의 1기 방통위와 비교해 여야 합의에 더욱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마지막 회의에서 의견 충돌을 보이며 반쪽자리 의결로 거센 비판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