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황사 바람 불 때 웃는 기업 있다

일반입력 :2014/03/11 16:44

이재운 기자

월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가정용 환기시스템, 80만~100만원의 고가 청소기… '헉' 소리가 나는 전자시스템에 대한 가정 내 투자가 이어진다. 겨울철 미세먼지 이후 봄철 황사까지. 가정 내 환기와 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미세먼지가 물러갔지만 실내공기 정화 가전 수요를 노린 업체들의 공략은 더 거세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철이 돌아오면서 환기시스템 설치, 청소기 수요가 늘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장 환기시스템 업체는 가정용 수요에 맞춰 개인(B2C) 시장으로 공략 대상을 넓혔다.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공기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커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외부 유입 미세먼지 환기, 실내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제거하는 기능으로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다고 업계는 설명했다.주방에서 요리를 만들 때 나오는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가정 내에서도 관련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기후드 제조사인 하츠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4개월마다 후드 필터망 교체와 내부 청소, 피톤치드 항균 코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제균·공기청정 기술을 적용해 평소에는 공기청정기로 활용 가능하다.

과거에는 건설사에 대량 납품한 시스템이었지만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까지 영역이 커진 것이다. 하츠 관계자는 “조리 과정에서 미세먼지나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만큼 주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의 후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후드 렌탈 시장 또한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세먼지 흡입 성능을 높이고 배출을 줄인 고급형 청소기도 인기다. H13급 헤파필터를 탑재하고 밀폐도를 높인 고급형 청소기는 비싼 가격에도 올 들어 하이마트에서 일반 청소기보다 2배 더 많이 판매됐다.

하이마트 생활가전팀 이현구 바이어는 “H12, H13급 헤파필터를 장착한 최신형 청소기는 밀폐도가 높으면서 미세먼지 배출이 거의 없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며 “가격이 더 높더라도 미세먼지 배출 방지 기능이 강화된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환기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설치하려는 가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수천만원에 달했던 초기 설치비가 200만~300만원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환기 시스템 시공 업체인 셀파씨엔씨는 근래 월 200여건의 시공 문의가 들어온다고 밝혔다. 실제 시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10% 정도인데,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셀파씨엔씨 관계자는 “공장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점차 의뢰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