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 천태만상...폭죽으로 불낸 BJ까지

아프리카TV '의도치 않은 방송사고, 제재는 어려워'

일반입력 :2014/03/06 13:58

남혜현 기자

인터넷 개인 방송 도중 진행자가 실내에서 폭죽을 터트렸다가 불을 낸 사건이 발생해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다. 시청자들이 보낸 별풍선(사이버 머니)을 자축하려다 일어난 사고인데, 진행자의 자질 문제 외에 방송 플랫폼 제공업체인 아프리카TV의 관리 책임에 대한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아프리카 TV 인기 방송 진행자(BJ) A 씨는 지난 3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방송을 하던 도중 신문지로 폭죽 10발에 불을 붙여 쏘았다가 불이 번지는 사고를 냈다. A 씨는 방안 가득 연기가 번지면서 실내에 불이 붙은 사실을 인지하고 급하게 진화에 나섰지만 방송 화면은 곧 암전됐다.

이날 A씨가 폭죽을 터트린 계기는 '별풍선 백두산 미션 성공'이다. A 씨는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이 별풍선을 1개부터 100개까지 차례로 보내면 미션을 실시하겠다고 사전에 약속했다. A 씨는 백두산 미션이 성공하자 자축 세레모니로 폭죽을 터트렸고, 사고로 이어졌다.

사건 이후 A 씨는 계속 방송을 진해하고 있는 상태다. 고의성이 없어 별다른 제재 정책이 없다는 게 아프리카TV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불을 수습하고 난 후 해당 BJ가 바로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소방차가 왔다거나 큰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BJ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일어난 것이라 정책상으로 제제 항목이 없어 경고 조치하는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A 씨의 사례같은 우발적 사건 외에도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에서 선정성, 폭력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근본에는 별풍선이라는 시청료 문제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크다. BJ들이 별풍선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자극적인 소재를 찾게 돼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가 확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에서 통용되는 가상 화폐다. 별풍선 10개당 1천원에 판매되는데,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다 재미 있으면 BJ에 지불하는 시청료 성격의 보상이다. BJ들은 별풍선이 50개 이상 모이면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별풍선은 BJ들의 주요 수입원으로, 한 때 인기 BJ들의 수입이 수억원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프리카 TV 관계자는 남성 시청자들을 상대로 별풍선을 얻기 위해 노출을 한다거나 하는 선정성 문제는 꾸준히 규제해 사라진 상태며 해외에선 음악 공연 이후 관람객들이 스스로 관람료를 지불하기도 하는데 아프리카TV의 별풍선 모델은 자발적 시청료라는 차원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이라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발생할 수 있고 별풍선 역시 그 일환의 하나로, 수익 모델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별풍선 보다 BJ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관리해야 하는 아프리카TV의 책임이 더 크다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 방송이 오픈 플랫폼이니만큼 연령대 구분없이 누구나 시청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기업의 자율적 관리감독이 더욱 철저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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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프리카TV는 선정성, 폭력성 등 기존에 보고된 문제를 규제하려는 정책을 갖추고 있다. 이를 어기고 문제가 발생할 시 BJ들은 최대 방송 영구정지, 또는 일주일에서 한달 간 방송 정지를 당한다. 다만, 이번 화재사건 같은 경우는 사전에 예상할 수 없었다는 사건 성격상 어떤 제재 조항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박사는 인터넷 방송을 문제삼기 보다, 산업 (성격)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제작자(플랫폼 공급자)의 책임을 묻는 비판의 목소리는 필요하다며 아프리카TV가 개인방송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격, 공간 원칙을 강조하려는 자율적 규제를 더 갖춰가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