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감정을 조장하거나 여성, 장애인 등을 비하하는 인터넷 게시물들을 포털이 삭제할 수 있는 정책 기준이 마련됐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4일 인터넷 공간에서 집단에 대한 모욕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을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오히려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차별적 표현 완화를 위한 정책결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기준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역·장애·인종·출신국가·성별·나이·직업 등으로 구별되는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을 통해 ▲그 집단이나 구성원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게시물이 유통되는 것을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알게 된 경우 게시물 삭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KISO는 지난해 8월 인터넷 상 집단 양극화 토론회 등을 통해 학계 및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11월부터 정책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를 거쳐 정책결정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논의 과정에서 KISO 정책위원들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비판적 표현은 사회갈등의 원인이 되는 측면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을 통해 특정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 표현이 만연할 경우 자유로운 합리적 의사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이용자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토대 위에 엄격하고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 게시물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 이번 정책결정의 취지다.
관련기사
- 공정위, 포털 가이드 마련...구글·MS도 '겨냥'2014.02.04
- 오늘의 포털에 안녕을 묻는다면…2014.02.04
- "정부 포털 규제, 사회적 합의 있었나"2014.02.04
- KISO, 네이버 인물정보 자문 위원회 구성2014.02.04
다만, 공인의 공적업무와 관련한 게시물에 대하여는 본 정책결정의 예외로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 등을 침해하지 않도록 했다.
이해완 KISO 정책위원회 위원장(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모욕적이며 혐오적인 표현을 통해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게시물은 오히려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정책결정을 통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되고, 인터넷 공간이 보다 합리적인 토론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