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 많은 블루투스 헤드셋 “앱으로 무한 확장”

소니코리아 SBH52 리뷰

일반입력 :2014/02/20 10:19

권봉석

패블릿이라 불리는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이 2년만에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기존 4인치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고 7인치 태블릿보다 휴대하기 쉬운 절묘한 크기가 소비자 입맛에 잘 맞아떨어졌다. 요즘 인기 있는 스마트폰 치고 화면 크기가 5인치를 넘지 않은 제품은 기껏해야 아이폰 뿐이다. 그나마 그 아이폰마저도 올해는 화면 크기를 키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화면이 커진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동영상이나 인터넷 등 각종 콘텐츠를 즐길때는 눈이 즐겁지만 스마트폰의 기본 임무인 전화통화를 할 때는 고역이다. 가로 폭이 커지면서 한 손으로 오래 잡고 있기가 힘들어졌고 들고 있다 떨어뜨리거나 놓칠 확률도 높아졌다. 마이크와 이어폰이 한데 연결된 헤드셋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문자나 전화가 오면 누구에게 온 것인지 확인할 수 없어 여전히 화면을 쳐다봐야 하는 것은 번거롭다.

소니코리아 SBH52(이하 SBH52)는 통화나 음악감상을 쉽게 해 주는 블루투스 헤드셋 기능에 OLED 디스플레이를 더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문자나 전화, 카카오톡은 물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자기 앞으로 온 메시지까지 읽어준다.

MP3 플레이어 닮았지만⋯

SBH52는 MP3 플레이어와 많이 닮았다. 헤드폰 단자가 달리고 볼륨 조절 버튼이나 이전 곡, 다음 곡 넘기기처럼 여러 버튼이 달린데다 디스플레이 창도 있다. 하지만 음원을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는 없다. 디스플레이가 달린 제품 앞에는 통화를 위한 스피커와 마이크, 뒷면에는 제품 고정을 위한 클립과 스피커가 달렸다. 간단한 생활 방수 기능이 있어서 물이나 음료를 엎지르거나 비나 땀에 젖었을 때도 짧은 시간동안이라면 이상 없이 작동한다. 하지만 되도록 습기를 빨리 닦아 내고 깨끗이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품 고정을 위한 클립은 NFC(근거리통신기술) 기능도 함께 갖췄다. NFC 기능이 활성화된 안드로이드 기기에 클립을 가져가면 블루투스 페어링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클립이 길고 푹이 넓어서 코트처럼 두꺼운 옷감에도 쉽게 고정할 수 있다. OLED 디스플레이는 두 줄로 음악을 재생할 경우 가수와 곡 이름, 전화를 걸 경우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한꺼번에 표시한다. OLED 디스플레이 창 옆에 있는 동그란 버튼은 전화를 받거나 끊을 때 쓰는 통화 버튼이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페어링을 마치면 전화를 걸거나 받고 음악을 조절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모두 쓸 수 있다. 블루투스 기기에서 보다 나은 음질로 음악을 듣거나 통화할 수 있는 APT-X 코덱은 탑재하지 않았지만 소리는 한두 세대 전 블루투스 헤드셋과는 확연히 다르다. 통화 음질을 높인 HD보이스 통화도 앱을 별도로 깔면 쓸 수 있다. 기본으로 딸려 오는 이어폰 소리가 마음에 안들다면 다른 이어폰을 끼워 쓰면 된다. 이어폰을 끼우지 않았을 때는 본체를 수화기처럼 들고 통화해도 된다.

문자오면 말로 읽어준다

전화를 걸고 받거나 음악을 듣는 등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 부재중 전화 목록 관리나 문자 읽어주기 등 기능을 쓰고 싶다면 따로 앱을 설치해야 한다. 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이 4.3(젤리빈) 이상이어야 한다.

구글플레이에서 ‘스테레오 블루투스 헤드셋 SBH52′ 앱과 ‘스마트 커넥트’ 앱을 설치한 다음 각종 확장 기능까지 모두 설치해 주어야 한다. 문자 읽어주기 기능은 ‘메시징 스마트 확장 기능’을, 부재중 전화를 음성으로 듣고 싶다면 ‘부재 중 전화 스마트 확장 기능’을 설치해야 한다. 필요한 기능만 설치해 스마트폰 용량을 아낄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설치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번거롭다.

여러 확장 기능을 설치한 뒤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면 잠시 뒤 이어폰에서 “메세지, 씨넷코리아”라는 안내 음성이 들려온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음성합성(TTS)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름을 읽어주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재생’ 버튼을 누르면 문자메세지 내용을 읽어준다. 한글이나 숫자 뿐만 아니라 영어도 한국식 발음(?)으로 곧잘 읽는다. 하지만 한글이나 영어 이외의 외국어는 따로 설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트위터용 스마트 확장 기능’, ‘페이스북용 스마트 확장 기능’까지 설치하면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에게 온 메세지까지 전부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음악을 듣다 굳이 본체를 꺼내지 않아도 각종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반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이런 기능을 쓸 수 없다. 애플 iOS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외부 앱에서 시스템 기능을 건드릴 수 없어 기능 구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특이한 부가기능으로 FM 라디오 기능이 있다. 이어폰을 라디오 안테나 대신 쓰기 때문에 이어폰을 뺀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어폰을 꽂고 곡 넘김 버튼을 누르면 0.1MHz씩 주파수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음악을 재생하거나 전화가 왔을 때는 자동으로 종료된다. 듣고 있던 음악에 질렸을 때, 혹은 스마트폰 데이터를 소모하지 않고 라디오를 듣고 싶을 때 유용한 기능이다.

SBH52의 전반적인 기능은 만족스럽지만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한글 깨짐 문제다. 영어나 일본어, 혹은 숫자 등 외국어로 된 텍스트는 문제가 없지만 곡 이름이나 가수, 부재중 통화나 문자 메세지 내용에 한글이 포함되어 있으면 여지없이 깨진다. 스마트 커넥트 앱을 이용해 펌웨어 버전을 최신 버전인 2.4.A.0.2로 업데이트했지만 문제는 마찬가지였다. 단 부재중 전화 목록을 확인할 때는 한글이 제대로 나온다. 펌웨어나 앱 업데이트를 통한 문제 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