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판을 흔들 수 있을까?
x86 서버 프로세서 성능이 유닉스 서버에서 쓰이는 RISC 프로세서를 앞선다는 얘기가 나온지 꽤 됐지만 유닉스 중심의 고성능 서버 시장 판세는 쉽게 흔들릴 기미가 없다. x86서버 프로세서 진영, 특히 인텔은 몇년전부터 자사 x86서버칩인 '제온'이 유닉스 대체용임을 강조해왔지만 시장 판세는 여전이 유닉스 위주로 짜여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인텔코리아가 신형 '제온' 프로세서로 국내 유닉스 시장을 잡겠다고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인텔이 국내서 유닉스를 직접 겨냥해 RISC 프로세서 마이그레이션을 강조한 기간만 3년이 넘는다. 지난해 출시한 제온E5에서도 인텔은 유닉스 대체를 외쳤다. 한국거래소(KRX) 차세대 시스템, GS홈쇼핑 데이터베이스(DB) 등 핵심 업무용 인프라에 제온칩을 투입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대세에는 아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한 IT시장 분석가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x86 도입과 확산 추이가 덜한 편이라며 고객사들이 핵심 시스템 영역에는 여전히 유닉스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인텔 입장에선 중저가 시장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힘든 만큼, 규모가 큰 유닉스 서버 시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계속해서 유닉스 대체를 외치는 이유다.
인텔코리아가 선보인 제온E7 v2 프로세서의 경우 핵심 업무에 쓰일만한 요소들은 물론 빅데이터 처리를 겨냥한 인메모리분석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성능이 주목된다. 코어 성능은 이전 버전에 비해 2배, 지원 메모리 용량은 3배가 늘었다. 입출력(I/O) 대역폭도 4배 확장됐다. 이를 통해 인메모리DB용 분석 애플리케이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텔코리아는 강조했다.
제품 발표회에 참석한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선도적 기업들은 (인메모리기반) 실시간 데이터분석 능력을 전사적으로 강화 중이라며 제온E7 v2는 성능과 미션크리티컬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이희성 대표는 제온E7 v2에 대해 IBM이 제공하는 유닉스용 파워 프로세서를 앞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온E7 v2은 IBM 파워7 RISC프로세서(750시리즈) 대비 80% 성능 향상과 80%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텔의 공격적인 메시지가 시장에서 이번에는 제대로 통할까? 국내 시장은 특히 x86 확산 속도가 유난히 더딘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국IDC에 따르면 글로벌 서버 플랫폼의 x86 시장 점유율은 대략 70%대에 달하는데 국내서는 50% 수준이다. 특히 금융권에선 유닉스가 인기다.
서버 업체 한 관계자는 x86서버와 유닉스 시스템이 아직 대체 가능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 최종 사용자의 신뢰 이슈가 크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고객들은 x86 서버 운영 환경에서 유닉스만큼 OS의 정합성이나 애플리케이션 전환시의 위험부담을 완전히 걷어줄 사업자는 거의 없다고 보는 듯하다.
유닉스기반으로 돌아가던 인프라,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x86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별로 없었고, 처음부터 x86 인프라를 구축해 돌리던 환경이 확장, 고도화되면서 핵심업무로 분류되는 경향이 더 컸다는 얘기다.
이런 국면에선 기업들에게 유닉스를 x86 시스템으로 전환시 물리적으로 시간과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전문성, 안정화 및 사후보증에 대한 지원 등으로 강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프로세서와 성능 쪽에 초점을 맞춘 인텔의 메시지는 국내 유닉스 고객들을 갈아타도록 유도하는데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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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지난 2012년 제온E7 v1 프로세서를 내놓을 무렵에도 마이그레이션의 부담 요소인 안정성과 정합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세부적인 사업전략을 들여다볼 때 고객들을 대상으로 안정성에 확신을 주는 역할은 서버 제조업체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2년 전부터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에 따른 고객 우려를 덜기 위해 99.999%의 가용성을 내거는 등 안정성을 강조해 왔다며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완성도와 최적화 등은 협력하는 서버 제조사들을 통해 보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