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인도에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달아 내놓는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한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승부수다.
지난해 말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약 40%로 최강이다. 애플은 고작 3~4%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본격 공략을 선언했기에 삼성전자도 분주해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 법인의 ‘갤럭시그랜드2’ 출시가 임박했다. 북미보다 빠른 일정이다.
‘갤럭시그랜드2’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이미지와 하드웨어 구성만 공개한 보급형 제품. 전작 ‘갤럭시그랜드’처럼 50만원 정도가 유력한 출고가다.
북미와 유럽 중심의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보급형 강화를 누차 강조해왔고, 중국에 이어 인도를 전진기지로 삼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2천50만대였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올해 4천920만대로 세계 3위에 오를 전망이다. 인구 12억명에 구매력이 더해지면 향후 세계 1위도 가능한 시장이다.
또, 인도인들은 고급형보다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호한다고 각 제조사들과 시장조사업체들은 분석했다.
세계 4위 규모 일본에서 애플에 점유율을 크게 내준 삼성전자에게 인도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전략지다. ‘갤럭시그랜드2’에 이어 다른 보급형 제품들도 출격 대기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들이 전략적으로 전보다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인도 공략을 위해 구형 ‘아이폰4’를 재생산했다. 지난 2010년 출시한 제품을 인도를 위해 다시 만든 것이다. 애플 특유의 고급형 전략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인도 현지 판매가격은 1만5천루피(약 25만원)로, 5만3천500루피(약 88만원)인 ‘아이폰5S’ 기본의 30% 수준이다.
애플이 4% 정도인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 끌어올린다면 세계 점유율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 성장 둔화에 빠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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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에 마케팅을 집중 강화해 10% 정도였던 스마트폰 점유율을 무려 60%까지 키웠다. 지난해 말 몇 주 정도는 이 수치가 75%에 달했다.
이에 밀려 삼성전자의 일본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에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애플의 인도 공략에 삼성전자가 대응 전력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