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는 윈도폰OS를 안드로이드로 바꿀까?

아마존 모델과 삼성전자 모델 고민해볼 수도

일반입력 :2014/02/11 18:21    수정: 2014/02/11 19:15

이재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든다면 가능성은 낙관적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OS 도입은 윈도폰OS의 실패를 자인하는 게 되므로 이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폰아레나는 10일(현지시간) 노키아 저가 안드로이드폰 등장 임박설과 함께 최대 이슈로 떠오른 MS 안드로이드(폰) 도입 가능성을 이같이 짚었다.

■MS가 안드로이드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보도는 MS 노키아가 킨들같은 변종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만들어야 하는 3가지 이유로 ▲윈도폰의 낮은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3강 경쟁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훨씬 더 많은 앱과 개발자 생태계 영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여서 도입에 부담감이 적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MS로선 안드로이드를 도입하면 윈도폰 플랫폼의 실패를 받아들이는 게 된다. 이런 상황은 MS로 하여금 윈도폰OS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를 기꺼이 받아들이기 힘들 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MS가 안드로이드를 도입하면 클라우드 백엔드 인프라를 백업해야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난 해 전세계 모바일 OS시장은 여전히 안드로이드OS와 iOS 양축으로 진행됐다. MS윈도폰 시장점유율은 3.2%에 불과했다. 안방 미국에서조차 3.1%였고 전세계 사용자 수는 고작 5천만명에 불과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 19억명, iOS와 맥사용자 6억8천만명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 게다가 최근 윈도폰OS의 노키아 의존성이 점점 더 가속돼 90%를 넘겼을 정도다. MS가 새로운 윈도폰 파트너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노키아를 제외한 어떤 휴대폰 제조업체도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윈도폰OS폰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또 노키아 루미아 1020같은 최고의 스마트폰조차도 고객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대신 낮은 수익을 가져다 주는 루미아520같은 저가 윈도폰OS 스마트폰 판매만 증가하고 있다. 매출 장부상에서 볼 때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안드로이드기반 MS 노키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강력한 기반은 윈도폰 생태계가 너무 미미하고 너무 늦었다는데 있다.

■안드로이드OS 도입시 MS는 무엇을 고민할까?

만일 MS가 윈도폰OS를 버린다면 안드로이드는 유일하게 대체 가능한 오픈소스기반 OS가 된다

윈도폰보다 미미한 우분투 같은 OS는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물론 iOS도 불가능하다.

안드로이드는 10억 개 이상의 앱과 강력한 개발자 생태계를 바탕으로 MS 윈도폰에 없는 여러 가지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그동안 써드파티 제조업체들 수준으로 제공된다는 원칙에 의해 유지돼 왔다. 따라서 MS가 서비스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와 다른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MS가 안드로이드로 전환할 가능성을 논의하는데 있어서 안드로이드의 개방성도 주요한 논의의 토대가 된다.

안드로이드는 지난 2008년 10월 출범후 업데이트돼 오면서 안드로이드오픈소스프로젝트(AOSP)의 거대한 코드기반이 됐다.AOSP와 안드로이드폰은 기본적으로 버터와 빵 관계로 비유된다. 즉 써드파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이를 받아서 휴대폰에 갖다 붙여 완전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게 된다. 여기에는 말그대로 필요한 모든 것, 즉 론처, 다이얼러, 전화번호와 연락처앱, 캘린더, 카메라폰 및 갤러리 등이 포함된다.

AOSP가 안드로이드폰의 백본이긴 하지만 구글의 뛰어난 앱인 맵, 드라이브, 지메일, 크롬 등이 포함된 구글플레이스토어 등이 들어있지는 않다.

이러한 모든 것은 구글플레이서비스로도 불리는 별도의 구글모바일서비스(GMS)에 들어있다. GMS는 AOSP와 달리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안드로이드OS 맨 윗단에 들어있어 거기서 구글의 클라우드서비스에 접속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단말기당 0.75달러를 내야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GMS의 또다른 핵심 특징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도 그 일부만을 가질 수 없으며 모두 한꺼번에 사야하는 패키지 솔루션이다. 즉 모든 GMS안드로이드폰은 구글플레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구글앱 스위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MS가 변형 안드로이드를 만든다고 가정한다면 AOSP 기반으로만 단말기를 만들까? 아니면 GMS를 가진 AOSP로 단말기를 만들까?

■아마존 모델 vs 삼성 모델

첫 번째 선택은 이미 아마존이 킨들파이어에 적용해 입증된 모델이다. 즉 MS가 AOSP의 맨 윗단에 플랫폼을 만들어 붙이는 모델이다. 이럴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거대한 카탈로그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아마존처럼 처음부터 새롭게 앱스토어를 만들어야 한다.

이 앱스토어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지면 개발자들은 기존 안드로이드앱을 가져오는데 큰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이미 앱카탈로그가 성장해 있는 오늘날 살아남을 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만일 삼성처럼 간다면 어떤 모델이 될까? 삼성은 GMS를 가진 AOSP를 사용한다. 강력한 커스텀 앱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MS로서는 AOSP에 GMS를 더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 보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MS는 변형 안드로이드의 백본이 될 클라우드백엔드 문제는 이미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할 점에는 무엇보다도 API들이 있다. 하지만 구글은 써드파티들이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공개API를 가지고 자체 서비스를 해 오고 있다. 이와관련, 드롭박스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내부와 완벽하게 잘 조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MS는 커스텀 앱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다른 회사보다 훨씬 더 적은 노력이 든다는 이점을 가진다. 크롬 브라우저의 근간이 되는 오픈소스프로젝트 크로미엄, 그리고 뮤직플레이어같은 앱들이 잘 유지되지 않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MS 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여전히 독특한 고유의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완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MS드로이드가 MS의 강력한 클라우드서비스로 향하는 창구가 된다는 점이다.

이를 가장 잘하는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안드로이드폰에 구글코어앱과 동시에 삼성 자체 앱을 심어 구글과 경쟁하고 있다. 삼성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 접근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물론 우리는 삼성과 MS의 비즈니스모델이 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우리는 이미 아마존이나 삼성같은 회사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안드로이드에서 파생시킨 성공적인 변형 안드로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과연 MS가 윈도폰 플랫폼을 버리고 이런 근본적인 변화를 선택하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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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MS가 만드는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사업적인 결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어찌 됐든 그것이 더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섣불리 말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것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