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모바일 메신저 앱 '라인'의 글로벌 성장에 집중하고 폐쇄형 SNS '밴드'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등 모바일 장악력을 높이는데 주력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6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라인의 선전이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며 해외 시장을 무대로 더 큰 성장을 이어나가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천411억원, 영업이익 1천543억원, 당기순이익 46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2.2% 늘어난 1천369억원으로, 전체 21.35%를 차지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라인 글로벌 이용자 수는 3억4천만명이며 하루 평균 60만명이 새로 라인에 가입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일 평균 가입자 수 70만~80만명보다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성장세는 견조하다는 평가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라인 운영 방향에 대해 새로운 가입자를 확보하는 쪽도 열심히 하겠지만 그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의 활동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더 많은 1등국가 만드는 것이 전체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현재 라인이 1천만건 이상 다운로드 된 나라는 일본을 비롯한 총 7개 국가다.
■라인, 압도적 1위 국가 늘릴 것
네이버 경영진들의 발언은 향후 라인의 다운로드 수를 무조건 늘리는 것보다 지역별 영향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압도적 1위 국가 수를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라인 가입자 수가 가장 높은 곳은 일본으로, 5천만명 이상이 라인을 사용한다. 이 외에 태국 2천200만명, 대만과 인도네시아가 1천700만명, 인도 1천600명, 스페인 1천500만명 이상으로 주력 국가들의 가입자 수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남미와 유럽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한편, 올해는 미국에서도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방안으로 움직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왓츠앱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페이스북도 메신저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이들과는 다른 차별성으로 미국 및 서구권 국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라인의 지역별, 부문별 매출 비중도 공개됐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라인 매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며, 나머지 국가들의 비중은 20%를 하회한다. 황 CFO는 현재 대만이나 태국 같은 다른 국가에서 여러가지 매출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분기까지는 (일본 중심의 매출 구조가) 비슷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는 게임 매출이 여전히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각종 프로모션의 영향으로 포코팡 등 기존 게임의 매출이 견조하게 유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 스티커가 20%, 광고를 포함한 기타 부문이 20%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황 CFO는 결과적으로는 전체 매출 성장률의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게임 매출이 나왔다며 (라인 매출이) 플랫폼 정비 영향으로 기존 분기 대비 성장이 제한됐지만 모든 서비스가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 투자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매출이 성장할 것을 가정하고 마케팅비가 유지된다면 흑자전환도 연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해온 기업공개(IPO)에 대해선 '선택사항'일 뿐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2천300만명 이용 밴드, 또 하나의 가능성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을 통해 서비스하는 '밴드'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상헌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라인과 함께 밴드를 언급하며 밴드 수익화를 위해 노력하고 글로벌 사용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드의 1차 목표는 글로벌 가입자 수 확보다. 이날 네이버는 밴드의 현재 가입자 수가 2천30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자 중 절대 다수인 1천800만명은 한국인이다. 네이버는 향후 밴드의 주요 전략지로 대만,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과 영어권을 꼽았다. 현재 라인이 선전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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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밴드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 1분기 내 '게임하기' 기능을 덧붙이고 향후 광고 사업도 같이 시행하겠다는 게획을 밝혔다.
다만 네이버는 올해 라인과 밴드의 성장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계속해 신규 서비스들이 발표될 예정이라 연간은 물론 1분기 가이던스도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사업 영역인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서 한자릿 수 성장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