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오토노미가 회계부정 숨기고 회사 넘겼다"

일반입력 :2014/02/04 08:39    수정: 2014/02/04 08:42

HP가 3년째 부실인수 후유증을 앓게 만든 영국 검색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 문제를 해결을 위해 사실상 사기를 당했다는 쪽으로 분위기를 몰고가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각) 오토노미의 2010년도 및 2011년도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2011년 실적 내용에 포함된 비리 혐의를 발견했다는 HP측 주장을 인용 보도했다.

HP는 이번 감사를 통해 오토노미의 2011년도 실적을 재산정했다. 그 과정에 대규모 사업부가 뚜렷한 매출 및 이익 감소를 겪은 2010년도 실적도 살폈다. 회사는 그 결과를 지난달말 영국 기업청에 제출했다.

제출된 감사 내용에 따르면 오토노미의 해당 사업부가 2010년에 보인 매출 하락률은 54%에 달했다. 감소분을 액수로 치면 9천500만파운드(약 1천691억원)가량이다. 해당 시기 영업이익도 81% 떨어졌다. HP는 2010년 뿐아니라 2011년도 자료에서도 오토노미가 이와 비슷하게 저지른 회계부정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시기는 인수 계약이 마무리된 시점이라 구체적인 재무 관련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오토노미의 전 임원은 이런 HP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HP가 문제삼는 부분은 영국과 미국의 회계방식 차이에 따를 뿐이라는 마이크 린치 전 오토노미 최고경영자(CEO)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1년전 오토노미의 분식회계 과정을 목격했다는 내부자 증언도 나왔던 만큼 단순한 회계기준 차이로 인한 오차라고 인정하기엔 아직 석연찮은 측면이 없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에서 오토노미 회계부정을 수사중인 정부기관 재무보고위원회(FRC) 측에서도 우리는 지난해 2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고만 밝혔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2010년은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하기 이전 시점이다. 오토노미는 지난 2011년 8월 111억달러에 HP에 인수됐다. 당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 출신 레오 아포테커 CEO가 이를 결정했다.

HP는 지난 2012년 11월 하순 68억5천만달러(약 7조4천억원)의 순손실과 매출 30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 감소를 기록한 회계 4분기 실적을 내놨다. 2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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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직후 HP 투자자들은 회사가 오토노미를 비싸게 사들이느라 68억달러를 낭비했고 주가 하락을 야기한 책임을 지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HP를 고소했다.

이에 HP는 오토노미가 분식회계를 통해 실적을 부풀렸기 때문에 회계 손실의 피해자라 자처하면서 이달 말까지 법적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지난달 하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