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는 것들

#아르바이트점 퇴근길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다. 집에 도착해 며칠 전 오버스톡에서 주문한 점퍼를 입어보니 사이즈가 안 맞네. 반품 해야겠다. 잠시 쉬는 틈을 타 시티빌을 하다가, 큰 맘 먹고 유료아이템을 샀다. 맞다. 그러고 보니 벌써 대학 등록금 낼 때가 됐구나. 외국에서 살면 마냥 좋을 줄만 알았는데 왠걸...살아보니 한국에서 벌어놓은 돈 환전하려니 마음대로 쓰기도 쉽지 않네. 수수료가 어찌나 비싼지. 때마침 나온 가상화폐를 써보니 이렇게 쉬울 줄이야. 밤에는 19금 영상 하나만 보고 자야겠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높은 가격 변동폭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도입 중이다. 일각에서는 큰 의미없는 반짝 마케팅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적어도 얼리어답터, IT기술 애호가들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은 써보고 싶어 몸이 안달나게 만드는 흥미로운 결제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14일 국내외 비트코인 커뮤니티 및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전용 가상계좌를 활용한 결제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미 비트코인을 활용한 결제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오버스톡'이라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옵션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 서비스 중개업체인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물품 구매대금으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

이밖에도 비트코인 결제가 새롭게 적용된 곳은 더 있다. 이달 초 팜빌2, 시티빌 등으로 유명한 미국 소셜게임전문회사인 징가는 소셜뉴스웹사이트인 레딧에 비트페이와 협력해 비트코인을 이용한 유료아이템 결제를 허용한다는 글을 올렸다.

징가는 레딧에 우리는 게임 플레이어들이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사업자인 비트페이로부터 팜빌2, 캐슬빌 등 게임에 대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도록 파일럿 프로그램을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징가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레딧 역시 사용자들이 마음에 드는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비트코인을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우리나라에서 이음과 같은 소셜데이팅 사이트로 유명한 미국 오큐피드도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키로 했다. 오픈소스 블로그 서비스 워드프레스도 이미 2012년부터 비트코인으로 유료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 소재 부동산 업체인 '코어 뉴욕'은 고객들에게 중개 수수료로 비트코인을 받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빅토리아시크릿 등 유명 속옷 브랜드를 포함해 200여개 파트너사들에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용 기프트 카드를 제공하는 '기프트(Gyft)'는 기프트 카드 구매에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C.J. 맥도날드 기프트(Gyft)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구통계학적으로 컴퓨터, 새로운 기술 등에 열광하는 이들이 비트코인 결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20대~40대 젊은층 중 IT기술에 호기심이 많은 얼리어답터들이 비트코인 결제 주요 고객층이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특정 구매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 중 하나로 비트코인이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비트코인은 다른 사람들과 거래내역은 모두 공개되나 실제 사용자에 대한 개인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파벳 대소문자, 숫자로 이뤄진 공개키가 계좌주소이자 사용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된다.

네덜란드 인터넷 결제 서비스 업체인 베로텔은 이러한 익명성에 주목해 성인물 웹마스터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했다.

외신에 따르면 베로텔 관계자는 성인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인들이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는 신용카드 거래 정보가 정확하게 모니터링 된다. 신용사기와 함께 아동 포르노 등 불법 성인물 유통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로텔은 현재 비트코인 결제 옵션을 베타버전으로 서비스 하고 있으며, 오는 3월15일까지 모든 파트너들에게 해당 결제를 허용할 방침이다.

제이슨 콜린스 베로텔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은 신용카드 필요없이 성인 콘텐츠에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베로텔측은 거래 업무 계약을 맺은 신용카드 회사들의 중개 수수료, 할인률 등을 고려할 필요없이 비트코인 거래시 1% 수수료만 차감한다는 계획이다.

그리스발 금융위기로 구제금융을 받게 된 키프로스에 위치한 니코시아 대학은 강의료를 비트코인으로 받고 있기 까지 하다.

이 대학은 디지털 통화에 대한 석사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키프로스 정부는 지난해 3월 금융위기에 따라 국민들이 은행에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우려해 자금 이체를 동결시켰다. 이러한 여파 속에서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