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모바일이 미국 이동통신시장에 폭탄을 던졌다. 경쟁사로부터 넘어오는 번호이동 고객들에게 약정 조기 종료에 따른 위약금을 최대 650달러(한화 약 69만원)까지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T모바일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리고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언캐리어 4’ 전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이 T모바일로 넘어오며 약정기간 내 종료로 인한 위약금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증빙을 T모바일에 제출하면 회선당 최대 350달러(한화 약 37만원)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약정 할인가로 구매한 휴대폰에 대해서는 최대 300달러(한화 약 32만원)를 지급한다.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감옥에서 탈출하라(Get Out of Jail)”며 “우리는 모든 고객이 완전한 선택권을 가지길 원하며 미국 이동통신 산업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T모바일은 고객을 대신해 번호이동 하는 이유를 써주는 프로그램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해당 문구들은 이별을 고하는 연인들 사이의 메시지 같아 신선함과 재미를 줬다.
예컨대 “버라이즌, 넌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어”, “AT&T, 우린 서로 다른 것을 원했지”, “스프린트,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이(통신사가) 생겼어”, “T모바일을 선택한 건 그들이 내 삶을 좌지우지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야” 등의 메일을 써주는 식이다.
고객은 T모바일이 써준 메일을 기존 가입 통신사에 진짜로 보내거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 등에 등록할 수 있다.
미국 이통시장에서는 T모바일로 촉발된 가입자 뺏기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T&T와 T모바일 사이의 신경전은 치열하다 못해 이전투구 수준이다. 두 회사는 동일한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해 번호이동이 타 통신사와 비교해 쉽다.
존 레저 CEO는 하루 전 CES에서 열린 AT&T 개발자 파티에 참석했다가 보안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시 존 레저 CEO는 눈에 띄는 핑크색 T모바일 티셔츠를 입고 AT&T 내부 행사에 참여했다. 이러한 사실은 해당 파티에 참석한 씨넷 에디터 로저 쳉에 의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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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존 레저 CEO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언캐리어4’ 발표를 예고하면서 AT&T CEO 랜달 스티븐슨을 해시태그(#)로 달아 AT&T를 도발했다.
이후 AT&T는 T모바일에 선제 대응, 지난 3일(현지시간) AT&T로 번호이동하는 T모바일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4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