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와 T모바일이 제대로 붙었다. 두 회사가 서로의 고객을 겨냥, 공격적인 보조금 지급을 시작하며 미국 이동통신시장이 ‘돈 주고 고객 뺏기’ 경쟁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미국 씨넷은 AT&T가 자사 네트워크로 이동하는 T모바일 이용자를 대상으로 최대 450달러(한화 약 47만5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회선당 최대 200달러의 크레딧을 지원하고, 스마트폰을 반납할 경우 250달러 상당의 프로모션 카드를 추가로 제공한다. 크레딧은 AT&T 넥스트플랜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요금 선납 방식으로 사용가능하다.
이러한 AT&T의 행보는 T모바일 프로모션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풀이된다. 당초 T모바일은 내주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번호이동 고객에게 최대 350달러의 크레딧을 지원하는 ‘언캐리어4’ 프로모션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보조금 액수에 대한 규제가 없다.
AT&T는 “이동통신시장은 매우 경쟁이 심한 시장”이라며 “때문에 요금제, 단말기 등에 대한 프로모션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통신업계에서는 T모바일이 해당 프로모션을 시작할 경우 AT&T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CES에서 ‘언캐리어4’ 발표를 예고하면서 AT&T CEO 랜달 스티븐슨을 해시태그(#)로 달아 AT&T를 도발키도 했다.
AT&T의 프로모션 소식을 접한 존 레저 T모바일 CEO는 “AT&T가 고객들을 매수하려고 하지만 고객은 속지 않는다”며 “고객들은 여전히 AT&T를 사용하며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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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CES에서 ‘큰 것’을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없애는지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씨넷은 한때는 합병 직전까지 갔던 두 회사가 이제는 서로를 죽이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고 평했다. AT&T는 지난 2011년 T모바일 인수를 시도했으나, 반독점법에 발목을 잡혀 결국 무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