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이동통신 시장이 달아올랐다. 오는 27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제재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 가입자 확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번호이동(MNP) 수치는 3만794건(알뜰폰 포함)을 기록했다. 이는 방통위 시장과열 기준 2만4천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크리스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확한 번호이동 수치 집계는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24일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일부 이동통신사의 경우 크리스마스 특별보조금을 운영했으며, 판매점 실적별로 추가 리베이트를 주는 정책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팬택 베가아이언 등 일부 기종은 2년 약정 기준 할부원금 0원에 팔리기도 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주말(21~23일)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번호이동 수치는 8만6천539건으로, 주말을 0.75일로 계산하는 업계 방식에 따르면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 3만4천615건을 기록한 셈이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21~23일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5천686건, 2천794건씩 순감했다. 반면 LG유플러스만 3천469건 순증했다. 24일 역시 SK텔레콤과 KT는 각각 726건, 3천16건 순감했으며 LG유플러스는 623건 늘어났다.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도 증가 추세다.
통신3사는 서로를 보조금 과열 주도 사업자로 꼽느라 안간힘이다. 저마다 방통위의 눈치를 보면서도 보조금 제재 전에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일선 유통 현장에서는 방통위 제재를 받더라도 연말 가입자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위 제재도 제재지만 어차피 실적을 못 채우면 당장 자기 목이 날아간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보조금 제재가 발표되기 전에 최대한 끌어 모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방통위가 어느 통신사를 과열 주도 사업자로 꼽을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3사 모두 눈치를 보고 있다”며 “보조금 규모를 줄였다가도 가입자가 큰 폭으로 빠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보조금을 대량 투입하는 것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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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오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3사의 보조금 과다지급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현재 방통위는 각사에 위반율과 위반평균보조금 등의 조사 결과 자료를 발송한 상태다. 절차상 제재 조치를 결정하기 전 조사 결과를 알려주고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기간을 준다.
업계에서는 과징금 최대 1천700억원, 주도사업자 2주 영업정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예상하고 있다. 과다 보조금에 대한 방통위의 규제 의지가 강한 만큼 제재 수위도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어느 사업자가 주도 사업자로 꼽힐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