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다수의 국민이 KBS의 '수신료 1천500원 인상안'을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민희(민주당) 의원실은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면서 함께 첨부한 여론조사 결과보고서를 입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송법 시행에 관한 방통위규칙에 따르면 KBS는 수신료 인상안을 방통위에 제출할 때 '수신료에 대한 여론 수렴결과'를 첨부해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KBS는 12월 4일부터 이틀간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미디어서치가 수행했다.
조사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수신료 인상액에 대한 인식이다.
KBS는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의 강화와 국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수신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며 1천원, 1천500원, 2천원, 2천500원 인상안을 각각 제시해 '너무 적다', '다소 적다', '적절하다', '다소 많다', '너무 많다' 중에서 선택하도록 했다. 질문 자체가 KBS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음에도, 여론조사 결과는 KBS에 비관적이었다.
2천500원 인상안에 대해서는 84.6%의 국민이 '많다'를 선택했는데, 특히 이 가운데 '너무 많다'가 64.7%이었다.
2천원 인상안도 마찬가지였다. 76.8%가 '많다'를 선택했고 '너무 많다'가 47.6%로 나타났다.
KBS가 이번에 제시한 '1천원 인상안'에 대해서도 57.8%가 '많다'고 답변했다. '너무 많다'는 27.3%였다.
1천원 인상안에 대해서만 '적절하다'가 50.5%, '적다'가 19.3%로 나타났고, '많다'는 30.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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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의원실 측은 KBS가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 여론을 수렴한다며 조사를 하고도, 국민 다수가 반대한 안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최민희 의원은 KBS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질문과 보기를 제시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도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냉소를 확인한 것과 다름없다며 더 이상 국민적 분노를 부채질하지 말고 수신료 인상안을 스스로 철회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