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국회 논의 시작, 향방은?

사실상 KT만 규제...국회도 부담

일반입력 :2013/12/20 16:36

국회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논의를 시작했다. 사업자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다. 관련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에 상관없이 한 쪽 진영에서는 불만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문종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한 방송법 일부개정안과 전병헌 의원(민주당)의 IPTV법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돼 오는 23일 의사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법안은 모두 IPTV 사업자와 케이블TV에 위성방송까지 더해 한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이 더 이상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선에 이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케이블TV 업계가 강력히 요구하는 법안이다. IPTV 업계서도 KT의 경쟁 사업자는 이 법을 지지한다.

최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방송정책을 담은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도 같은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단 점유율 수치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았다.

■공정거래법 비교해 지나친 사전규제 주장

업계의 찬반 논리에 설전이 오갔으나 국회 내에선 논의가 부족했단 지적이 더러 있었다. 대표발의 의원실 외에 다른 의원들이 법안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최근 미방위 의원실마다 이 법이 통과되면 공정거래법과 비교해 지나친 사전 규제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매출액 기준 50% 이상으로 하고 사후규제를 받는다. 반면 현재 소위에 상정된 두 법안은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사전규제를 골자로 한다.

예컨대 가이드라인을 못 지켜 별도의 조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을 넘어설 수 없게 했다. 여기에 일반 소비자의 방송 서비스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관계자는 “국회에서 KT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 “사실상 규제 대상 사업자가 KT 한 곳이란 점도 의원실들마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회기 넘겨 정부와 사업자간 재논의?

업계와 별도로 학계에서는 KT, 케이블TV 업계가 상호 의견을 공유하기를 권하는 상황이다. 이해당사자끼리 합의안은 못만들더라도 갈등 요소를 줄이는게 지금과 같은 논란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냐는 뜻이다.

이를 테면 3분의 1의 점유율을 방송법, IPTV법, 새 통합방송법을 통틀어 상향하는 식이다. 업계서는 미래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점유율 수치가 빠진 것을 두고 이와 같은 이유로 풀이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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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업자 사이에선 의견을 조율하거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스스로 할 일이 아니라 주무부처의 역할이라고 선을 긋는다. 용의도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데 먼저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당장 법안이 상정된 만큼 논의 단계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당장 이번 회기에 통과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다음 회기로 넘어가게 되면 갈등 요소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법 통과를 원한 케이블TV 업계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