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메모리가 도널드 바질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하고 임시 후임자를 선임했다. 기업공개(IPO) 결과가 기대에 못미쳤고 최근 분기 손실에 따른 책임을 묻는 성격으로 보인다. 부진한 실적과 주가를 통해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체에 대한 부정적 시장 반응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회사는 16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배포해 바이올린메모리 이사회가 바질 CEO를 해임했으며 그 직무를 대행 중인 하워드 A. 바인 3세와 별개로 정식 CEO를 채용 중이라고 알렸다. 지난주 루머로 떠돌던 CEO 면직설을 사실로 만든 셈이다.
바이올린메모리의 데이비드 월로드 지명 및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은 바인 3세는 (새 CEO 인선중) 그 역할을 대신할 적임자라며 이사회는 회사의 수익성있는 성장 계획을 실행하고 팀 운영 중점 관리를 강화하는 데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긴다고 언급했다.
바이올린메모리는 낸드플래시메모리 기반 스토리지 공급업체다. 본사는 20여건의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직접 제품 설계와 생산을 통해 기업용 고성능 스토리지 시장에 침투 중이다. 지난달 첫날엔 국내지사를 설립하고 각 산업군별 고객 테스트를 포함한 영업을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은 바이올린메모리의 IPO 결과가 저조하자 CEO가 대가를 치른 듯하다며 회사는 바질 CEO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다고 전했다.
지디넷에 따르면 회사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소프트웨어 제품 역량 높이기에 주력해왔다. 지난 9월에는 기존 인프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한 어플라이언스 제품과 관련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점유율 확대는 IBM, 델, EMC, 히타치, HP 쓰리파, 넷앱, 오라클같은 기존 스토리지 제품을 보유한 사업자들과의 경쟁에 달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벤처업체 입장에서 이들과의 정면대결은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바이올린메모리는 앞서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투자금을 지원받았다. 1년 전 5천만달러와 지난 2월 9천600만달러를 포함, 지난 3년여 기간중 하일랜드캐피탈파트너스, GE캐피탈, SAP벤처스, 주니퍼네트웍스, 도시바 등의 벤처캐피탈리스트로부터 1억8천만달러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이를 보도한 온라인 IT미디어 올싱스디는 지난 9월 27일 IPO때 개장가격 주당 7.5달러에서 9달러에 마감한 회사의 기업가치는 1억6천200만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주가는 70% 가까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지난달 공개된 바이올린메모리의 분기 실적은 매출 2천830만달러에 주당 85센트 손실을 기록했다. 분석가들이 예측한 매출 3천200만달러에 주당 44센트 손실보다 2배가까이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여러 외신들은 주주소송에 특화된 여러 로펌들이 바이올린메모리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1보고서에 따르면 바질 CEO는 IPO를 진행한 대가로 전액 불입된 회사 주식 250만주를 증여(grant)받았다. 600만주에 약간 못 미치는 그의 지분 비중은 발행주식수 기준 4.6%다. IPO 직후 고가 9달러까지 기록했던 주당 가격이 현재 많이 빠지긴 했지만 아직 3달러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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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바이올린메모리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기성 스토리지 시장에서 기대주로 떠오른 플래시스토리지 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온라인 IT미디어 기가옴은 이 회사의 문제는 플래시스토리지 업체들의 주식 매력도를 떨어뜨리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플래시와 디스크를 혼용한 스토리지 제품을 공급하는 님블스토리지의 경우 지난 13일 IPO 이후 고성능 플래시기반 제품을 선보인 바이올린과 정반대로 주가가 13% 치솟아 36달러가까이 기록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