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지 않는 전자매뉴얼의 조건

전문가 칼럼입력 :2013/12/17 16:42    수정: 2013/12/17 16:44

펜타시스템 조재영 수석컨설턴트 jyjo@penta.co.kr

회사업무에서 흔하고 중요하지만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매뉴얼이 아닐까 싶다.

회사 매뉴얼은 대부분 그 회사에서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직원이 전체적인 업무를 정리, 업무 매뉴얼이나 업무편람이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이렇게 나온 매뉴얼이야말로 업무지식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소중한 정보를 이용하지 않고, 상사의 업무지시나 인터넷 검색 등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편람이라는 제목이 붙은 두꺼운 책자는 팀장이나 부서장 책장에 꽂혀 높은분들의 권위를 빛나게 하는 존재였다. 일반 직원들은 범접해서는 안되는 것처럼 여겨졌다. 회사에서는1~2년에 한번씩 바쁜 직원들을 괴롭혀서 내용을 업데이트한 업무편람을 재출간했고, 모든 부서에 배분했다.

종이로 된 업무편람이나 업무매뉴얼은 개정이나 검색 그리고 접근성이 떨어졌고 최근 인터넷에서 많이 이용하는 그림이나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적인 요소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다.

웹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내용도 종이매뉴얼로 쓰면 어렵게 많은 내용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간계나 다른 업무시스템과의 연계도 어렵다. 최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최근 책 출간을 중단하고 인터넷 기기반으로 출판 방식을 바꾼 것만 봐도 인터넷 환경에서 종이문서는 경쟁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종이매뉴얼도 많이 바뀌었다. PDF나 한글(HWP), MS 워드(DOC)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창고에 쌓여있던 수많은 자료와 함께 회사내 다양한 매뉴얼들이 스캔되어 전자문서로 변환됐고 지식관리시스템(KMS)이나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에 정리되어 쌓였다. 통합검색엔진을 이용하여 원하는 내용을 검색하여 찾을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1세대 전자매뉴얼 시대는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1세대 전자매뉴얼은 기존의 종이매뉴얼을 전자화 하고 집중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자료가 들어간 전자매뉴얼 활용은 생각처럼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매뉴얼 부피가 크고 인터넷에서 쓰기에도 불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PDF나 HWP, DOC 전자파일은 내용을 보관 또는 전달하기에는 좋지만, 인터넷 환경에서 조회하고 활용하기에는 불편했다.

이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2세대 전자매뉴얼을 표방하는 솔루션들이 등장했다. 2세대 전자매뉴얼에서는 보관 목적보다는 활용의 측면이 강화됐다. 예를 들어, 문서 전체를 서버에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해당 문서만 전달한다거나, 콘텐츠간 쉬운 링크를 제공하고, 모바일에서도 편하게 이용할수 있게 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SNS 등과도 쉽게 연동돼 신입직원도 거부감없이 쉽게 쓸 수 있다.

전자매뉴얼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향후 예상되는 3세대 전자매뉴얼은 기존의 콘텐츠 형태가 많이 허물어진 모양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글자로 작성된 전자매뉴얼보다는 다양한 포맷(동영상, 데모화면, 외부콘텐츠 등)으로 작성될 것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다양한 디바이스로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용자 피드백이 바로 매뉴얼 담당자에게 반영이 될 수 있는 환경도 접목될 것이다.

이렇게되면 전자매뉴얼의 사용 분야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매뉴얼시스템을 많이 쓰는 곳은 콘센터다. 콜센터는 업무특성상 빠른 시간에 전화응대를 하면서 관련 매뉴얼을 고객에게 알려줘야 하는 특징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 전자매뉴얼이 널리 쓰인다. 필요성도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모든 직원에게 동일한 매뉴얼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개인이나, 업무 특성에 맞는 매뉴얼을 제공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창구에 있는 직원과 연구소에 있는 과장은 필요한 매뉴얼이 다를 것이고 필요한 매뉴얼을 적재적소에 제공해주는 것도 업무 효율을 높힐 수 있는 방법일 것 이다.

매뉴얼의 통합과 정제도 눈여겨 볼만 하다. 매뉴얼을 모두 모아 사용하다 보면 중복된 내용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시스템 차원에서 통합과 정제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회사에서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들은 과감히 외부업체를 이용하여 관리하면 핵심부분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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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대형화, 고급화로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회사 매뉴얼도 모바일 기기로 볼수 있게 됐다. 태블릿이 없더라도 필요한 경우에 신속하게 조회하는 환경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업무환경과 특징에 따라 매뉴얼 이용 방법이 다를 것이고, 이에 맞게 효율적인 방법을 회사에 적용한다면 지식관리에서 대단히 중요한 지식의 공유활동이 선순환적으로 동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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