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처음으로 삼성전자보다 빠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안드로이드 최적화=삼성’이라는 공식을 깨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그간 경쟁사들 대비 한 발 앞선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자랑해 온 삼성전자는 자존심에 금이 갈 위기다.
LG전자는 스마트폰 ‘G2’ 대상으로 이달 말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4.4버전 ‘킷캣’을 업데이트한다고 15일 밝혔다. 4.3 버전 업데이트는 건너 띄었다.
‘G2’ 뿐만 아니라 ‘G프로’와 ‘G플렉스’ 등 다른 주력 제품들도 내년 초 킷캣을 맛 볼 전망이다. 조만간 별도 공지를 낼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LG가 달라졌다, 구글 지원사격”
스마트폰 시장에서 OS 업데이트는 제조사 역량 평가 척도 중 하나다. 출시한 기기 환경과 이동통신사 서비스 사정까지 맞춰 몇 달 밤샘 작업이 필요하다. 기기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는 설명들도 들린다.
때문에 LG전자의 킷캣 업데이트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 사건이다. 빠른 OS 업데이트를 위해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했던 이들은 선택권이 늘었다. 구글과 LG전자의 협력 강화도 관전 포인트. 구글의 지원이 없다면 빠른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어렵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 1위 삼성전자 못지않게 LG전자에도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킷캣을 탑재, 국내에도 지난 달 출시한 스마트폰 ‘넥서스5’도 이 같은 협력의 결과물이다.
지난 10월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인천 청라지구 LG전자 사옥을 방문,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과 나눈 대화에서도 이 부분이 심도 깊게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본부장은 “LG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킷캣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내게 됐다”며 “더욱 새롭고 쾌적한 환경에서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즐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방 먹은 삼성, 킷캣 고민 중
삼성전자는 지난달 주요 제품에 안드로이드4.3 ‘젤리빈’을 업데이트했다. 4.2 버전에 머문 LG전자보다 빠른 행보였으나 킷캣 때문에 웃기 어려워졌다. 4.3 버전을 건너 띈 LG전자의 한 수가 일단은 먹혔다.
삼성전자 역시 킷캣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지만 젤리빈 작업도 아직 진행 중이기에 부담이 적잖다. 업데이트 일정에 대해 삼성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서는 화웨이와 HTC 등이 공격적으로 킷캣 업데이트에 나서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들도 LG전자에 선수를 뺏기면서 더 분주해질 전망이다.
단, LG전자의 킷캣 공격 성공을 위해서는 업데이트 최적화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한다. 성급한 OS 업데이트 후 각종 오류로 인해 오히려 이미지 타격을 받은 제조사들이 여럿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는 빠른 일정 이상으로 최적화가 중요하다”며 “킷캣에 대한 준비도 면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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킷캣?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의 초콜릿 이름. ‘진저브레드’나 ‘아이스크림샌드위치’, ‘젤리빈’ 등 디저트 이름을 안드로이드 버전에 붙여왔던 구글의 작명법을 그대로 이은 것이지만, 유명 브랜드 도입은 처음이다. 구글과 네슬레가 공동 마케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