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인상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반발

일반입력 :2013/11/19 17:03    수정: 2013/11/20 08:24

정현정 기자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 산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산업용 전기료가 단숨에 6.4%까지 치솟으면서 원가부담이 가중되며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다. 전기 소비가 많고 중국 업체의 추격이 무서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걱정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오는 21일자로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서민부담을 줄이는 대신 전기 다소비 산업계의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기요금 체계가 개편됐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폭은 단숨에 6.4%가 올랐다.

365일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전기요금이 인상되도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 즉각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의 연간 전기료는 수천억원 규모다. 매출 대비 삼성전자가 7천179억원, 삼성디스플레이 5천503억원, LG디스플레이 4천981억원, SK하이닉스 3천674억원 등이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업체별로 적게는 0.35%, 많게는 3.77%를 전력비용으로 사용한다.

올해 동일한 수준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별로 1년에 최소 235억원에서 많게는 495억원의 전기요금 부담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업체들은 공장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없는 만큼 사무실 등 비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에너지 절감 정책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하는 업종 특성상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부담 가중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비생산 시설 위주로 원가절감과 전기요금 절감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서 요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무공간 등 비생산시설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절감책은 이들 산업계의 특성상 전력소모량이 생산설비에 집중된 만큼 미봉책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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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근 대기업에 집중된 정부의 규제 중심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 해 수천억원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데 이번 인상으로 1년에 400~500억원의 전기요금을 더 내야한다”면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에 대해 정부가 육성은 하지 못할망정너무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논평을 통해 “2000년 이후 14차례에 걸쳐 78.2%나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해 초 인상한 이후 또다시 6.4%나 인상한 것은 산업계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