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올해 호암 추도식 따로 차분히

경제입력 :2013/11/19 11:19    수정: 2013/11/19 11:55

김태정 기자

올해도 호암 추도식에도 범 삼성가가 한 자리에 모이지 않았다. 예년보다 추도식 분위기가 차분했다.

삼성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26주기 추모식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부근 선영에서 열렸다.

삼성의 상징 이건희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처럼 삼성가 그룹별로 따로 호암을 추도하는 모습이었다.

이 회장을 제외한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오전 9시 전후로 선영에 도착해 오전 10시에 돌아갔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차례로 모습을 보였다.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과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동행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손복남 CJ그룹 고문과 아들 이선호 씨 등 CJ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 주말 이미 선영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가 장손인 이재현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 이후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면서 불참했다. 지난 10일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암 추도식은 삼성과 CJ의 냉랭한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간의 상속권 소송이 배경이다.

아무래도 삼성과 CJ 양측 오너 일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게 부담스러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추도식에서는 선영과 맞닿은 한옥의 정문을 통해 출입하려던 이재현 회장의 요구를 삼성그룹이 거부, 심한 신경전이 벌어진 바 있다. 두 그룹 간 감정이 여전히 좋지 않다.

때문에 두 그룹은 올해 호암 추도식을 별도로 진행, 불필요한 마찰을 피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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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전 회장의 상속재산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5일이 열린 상속 소송 항소심 3차 변론에서 재판부는 양측 대리인에 “집안 문제는 집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합의를 당부했다.

한편, 호암미술관은 이날 임시 휴관일로 지정돼 일반 관람객을 받지 않으며, 부근 에버랜드 입구부터 삼성그룹 직원들이 새벽부터 출입을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