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카메라의 특징으로 빠른 속도를 강조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삼성 카메라가 속도 문제로 지적을 받았던 상황에 나온 행보여서 주목된다.
최종덕 삼성전자 IM부문 소프트웨어(SW)플랫폼팀 부사장은 11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 '한국타이젠개발자서밋'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앞서 지디넷코리아 보도를 통해 알려진대로 지난 3월 출시된 NX300과 지난달 출시한 후속 제품 NX300M이 타이젠 OS를 탑재했으며 그 덕분에 빠른 속도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부사장은 NX300M은 2천만화소 사진을 초당 9장 연사로 촬영할 수 있고 전원을 끈 상태에서 촬영 대기상태까지 이르는 시간(콜드부팅)이 0.5초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쟁사 (제품) 보다 3배나 더 빠른 속도라고 치켜세웠다.
NX300M 모델 기동 시간(전원이 꺼진 상황에서 켰을때 촬영이 가능한 상태까지 걸리는 시간)은 0.5초다. 경쟁사 제품 뿐만 아니라 8월 출시된 안드로이드 기반 미러리스카메라 '갤럭시NX'와 비교해도 짧다. 당시 갤럭시NX 모델은 앞서 상용화된 NX300 모델과 비슷한 기기 사양에도 더 오래 걸리는 기동 시간과 2배 가량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다.당시 임선홍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은 갤럭시NX에 대해 얼리어답터를 위한 교환렌즈식 카메라로 국내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며 (느린) 기동 속도 문제는 안드로이드의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일부 포기해야 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편집과 공유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활용으로 단점을 상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NX을 선보이면서 일반 사용자 뿐 아니라 얼리어답터와 전문 사진사들도 타겟 수요층으로 잡았다. 순간적인 촬영을 요구되는 상황에서 카메라 기동에 필요한 시간이 길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다. 고사양 카메라에 안드로이드OS 적용은 무리수란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타이젠 기반 디지털 카메라의 속도를 강조하는 건 이같은 상황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날 최 부사장은 타이젠 기술운영그룹(TSG) 공동의장으로 오전 기조연설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타이젠OS 앱 생태계의 성장 이력과 현주소도 소개했다. 지난 3월 출시된 NX300과 지난달 시판에 들어간 NX300M은 삼성전자가 타이젠 플랫폼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증거로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카메라' 2종을 상용화했는데 사용자들이 이를 즉시 알아차릴 수 없었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타이젠OS의 특성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용 OS로서 기본 기능 이외에 앱을 내려받아 쓸 수 없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침묵하게 만든 이유였다.삼성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NX는 안드로이드를 품었고, 구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기존 앱을 내려받아 설치해 쓸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삼성전자가 부각한 것은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갤럭시NX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내장된 LTE 통신기능을 활용한 빠른 고화질 이미지 전송속도였다.
최 부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타이젠OS가 스마트폰과 카메라 뿐 아니라 TV와 세탁기 등 가전 그리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등 여러 장치에 쓰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한 번 만든 코드로 다양한 기기에 돌아가는 앱을 만들기에 유리한 HTML5와 CSS3와 자바스크립트 등 웹기술 지원에 공을 들였다는 점도 부각했다.
현재 공개된 타이젠 플랫폼은 지난 7월 소스코드와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가 함께 공개된 타이젠2.2 버전이다. 통합개발환경(IDE)은 2가지인데 통합UI로 제공된다. 라이브에디팅, 권한확인을 지원하는 웹API 환경과 통합UI 개선 및 에뮬레이터 속도, 성능을 개선한 네이티브API 환경 모두 향상된 개발 환경으로 소개됐다.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공식 타이젠 앱장터 '타이젠스토어셀러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타이젠 스토어는 앱 등록과 배포, 검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웹앱, 네이티브앱, 하이브리드앱 형태에 모두 인앱구매와 통신사결제를 지원한다. 현재 앱 판매자로 등록된 타이젠 개발업체만 4천여곳에 달한다.
현장에서 최 부사장과 함께 TSG 공동의장 자격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한 인텔 오픈소스테크놀로지센터의 마크 스카프니스 시스템엔지니어링 디렉터는 타이젠은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표준의 기기 공용 웹API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며 개발자들은 한 번 만든 앱을 여러 단말기로 쉽게 이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카프니스 디렉터는 향후 타이젠3.0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타이젠 개발 과정은 메일링리스트 상에서 정보공유를 통해 참여자간 투명하고 통일성있게 진행된다. 개발자, 리뷰어, 메인테이너, 아키텍트, 4가지 계층으로 이뤄진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중장기 발전방향과 현업 개발이 균형을 이뤄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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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3.0에는 저사양 모바일 기기를 위해 더 낮은 소비전력 특성이 반영된다. 코어 OS 툴체인 업그레이드, 다중 사용자 지원, 인텔과 ARM의 64비트 아키텍처 대응, 새 3D UI 프레임워크, 리눅스 X를 대체할 웨일랜드기반 컴포지터, HTML5 앱 런타임 등도 구현될 예정이다. 타이젠3.0 정식판 공개 시점은 내년 4분기로 예고됐다.
스카프니스 디렉터는 도요타, 재규어, 랜드로버 등 제조사들도 타이젠 프로젝트 가운데 자동차와 IVI 분야에 기여하겠다고 나섰다며 타이젠은 모든 진행상황이 순조롭고 이상적이며 이밖에 TV, 카메라, 냉장고 등 임베디드 기기뿐아니라 웨어러블 기기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