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電 올해 TV 판매 목표 ‘빨간불’

세계 시장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해

일반입력 :2013/11/05 19:03    수정: 2013/11/06 08:16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 LG전자의 올해 평판TV 판매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사는 올해 초 글로벌 TV 시장 성장률을 5% 수준으로 잡고 이보다 높은 수준의 공격적인 성장률 목표를 설정했지만 전 세계 TV 시장의 수요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했다.

관련업계는 전 세계 TV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계속되면서 예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동안 각각 2천100만대와 1천45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평판 TV 연간 판매 목표치는 5천500만대, LG전자는 3천500만대 수준이다.

상반기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목표치의 38%, LG전자는 41% 수준에 그쳤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상반기 연간 판매량의 44%, LG전자는 45% 비중을 유지했다.

연말 성수기가 있다 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목표치 대비 낮아 TV 시장이 크게 살아나지 않는 한 양사의 목표치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올해 평판TV 시장도 성장 못할 것”

상반기 삼성, LG전자의 각각 평판TV 판매량 2천100만대, 1천450만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양사가 올해 초 제시한 판매목표를 감안하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말 TV 시장은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판매량을 크게 상회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전 세계 평판TV 시장은 올해도 역성장이 예상됐다. 4분기는 전통적인 TV 시장 성수기로 꼽히지만 선진국 시장의 침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변수다.

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이 국내 기업들에겐 위협 요인이다. 국내 업체들이 OLED TV와 UHD TV 등 프리미엄 기능으로 무장한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시장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친다.

■야심차게 목표치 내놨지만 시장이 문제

삼성전자는 올해 CRT(브라운관)를 제외한 평판TV 판매 목표로 5천500만대를 잡았다. 이는 지난해 목표로 잡았던 5천만대 대비 10% 높은 수치로 최근 전세계 TV 시장 성장률을 크게 상회한다. 회사는 최근까지 매년 10%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해왔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2013에서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CRT를 제외한 평판TV 5천130만대를 판매해 목표를 초과달성 했다”며 “올해는 5천500만대를 파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 사장은 올해 초 신제품 발표회에서 2013년형 TV 신제품 11개 시리즈 50여개 모델을 앞세워 올해 평판 TV 판매를 지난해 대비 15%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는 올해 평판TV 시장 성장률 보다 약 10%p 높은 수치로 지난해 성장률의 5배에 달한다.

권희원 사장은 “CRT TV는 단종했고, PDP TV는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 올해 TV 사업환경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LG만의 시네마 3D 스마트TV와 울트라HD나 올레드(OLED) TV 같은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평판TV 판매를 15% 확대하겠다”고 자신했다.

■연말 성수기 관건…쉽지 않을 듯

올해는 삼성, LG전자 모두 목표치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까지 약 2천100만대의 평판TV를 판매했다.

5천500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3천400만대를 더 팔아야한다. 3분기에 상반기 분기 평균 판매량 1천50만대를 팔았다고 가정할 때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만 2천400만대 이상의 물량을 팔아야 한다. 예년과 비교할 때 쉽지 않은 목표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평판TV 판매량은 1천500만~2천만대로 추산된다.

LG전자도 당초 목표로 했던 판매치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3천만대 가까운 평판TV를 판매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15%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판매목표는 3천500만대 수준이 된다.

LG전자의 평판TV 상반기 판매량은 1천5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하반기 동안 2천만대 가까운 평판TV를 팔아야 달성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전세계 경기를 감안할 때 이같은 지난해 판매치를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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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 TV 시장 수요가 성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해서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년 대비해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4분기 각각 720만대와 925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디스플레이 시장 호재로 작용했던 주요 국가의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전략제품으로 내놓은 UHD TV와 OLED TV도 아직 신규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 글로벌 TV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