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결국 사퇴...왜?

외압설 이후 비자금·배임 혐의로 심리적 압박

일반입력 :2013/11/03 17:36    수정: 2013/11/03 18:08

김효정 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결국 사퇴한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즈음 나돌기 시작한 외압설과 함께, 최근 시민단체가 제기한 배임혐의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심리적 부담이 컸다.

3일 이석채 회장은 KT 이사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또한 이 같은 사실을 KT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알렸다. 다만 즉시 사퇴가 아닌 후임 최고경영자(CEO) 결정될 때까지 회사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하루 전인 2일 정오 경 아프리카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한으로 귀국한 이 회장은, 최근 검찰의 2차례 압수수색 이후 소환조사가 예상됐다. 이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에 국정감사 증인 참석 요청을 거절하고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혁신정상회의에 참석했었다.

이 회장은 배임혐의 등에 대해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는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즉 외압에 따른 이른바 'KT 흔들기'에 KT와 임직원들이 다칠 것을 우려해 자신이 물러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KT에 외압이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KT는 배임 혐의에 대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고발한 스마트애드몰 등에 대한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주장에 대해, KT 측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지 배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대응하고 있다.

현재 KT는 일부 임원의 고액연봉과 이로 인한 비자금 조성 의혹, 잘못된 투자에 따른 CEO이 배임혐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이후 제2노조와의 갈등, 최근의 실적부진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순방 동행에서 KT가 제외되고,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무궁화위성 불법판매 논란까지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KT 직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또 의혹들이 해소된다면 자신의 연봉까지도 공개할 수도 있다며 일련의 논란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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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여러가지 의혹들, 연봉을 포함한 상상을 초월한 억측으로부터 회사가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급여와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2년 민영화된 KT는 정권교체 때 수장이 바뀌거나 인사 논란이 벌어지는 등 외압설이 제기돼 왔다. 이 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줄곧 사퇴설에 시달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