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할머니, 마지막 지킨 사람은...

사회입력 :2013/10/14 16:51

온라인이슈팀 기자

지난 7월 복막암으로 세상을 떠난 '맥도날드 할머니' 권하자(73) 씨의 마지막을 함께 한 이는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4일 경향신문은 주한 캐나다교육원 강사 스테파니 세자리오㉘가 권 씨를 국립의료원에 데려간 인물이며 그가 할머니의 마지막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자리오는 2011년 권 할머니를 처음 만나 말벗이 되어 오다가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자 지난 5월 19일 국립의료원으로 데려갔다.

세자리오는 당시 나는 잠시 부산에 갔다 왔는데, 돌아온 뒤 만난 그녀는 너무 아파보였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반드시 보호소에 가야만 한다고 설득해 결국 승낙을 얻어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맥도날드 할머니라 불리는 권 씨의 삶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권 씨가) 과거의 삶에 붙들려 있는 것은 맞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그가 정신이 이상하다고 치부해선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 봤을 때 할머니가 밤늦게 항상 맥도날드에 있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우린 너무 서둘러 판단하면 안될거 같다. 내가 할머니를 스타벅스에서 만났을때 그녀는 내게 유창한 영어로 “당신은 좋은 사람인 것 같은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셨다. 깜짝 놀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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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리오는 나는 그와 함께 있어 기뻤다. 그 역시 죽기 전 내게 '지금은 당신이 내게 유일한 가족이군요'라고 말해줬다라며 사람들이 권씨를 단지 '정신나간 쇼핑백 할머니'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권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누리꾼들은 (세자리오에) 고맙다. 아직 한국은 따뜻한 분들이 있다 우리를 부끄럽고 착잡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감동이 잔잔히 흐르는 서사시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