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놀다'...청음샵을 아시나요

일반입력 :2013/10/14 16:40    수정: 2013/10/15 10:01

오디오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청음샵이 '소리를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보다 여유롭게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을 이용하면서 저마다 다른 소리와 놀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을 자청한다. '백문이불여일청'이라고 하이엔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입문자들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선다는 업계의 전략도 엿보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 만원 대 이어폰·헤드폰과 1억원이 넘는 오디오 시스템이 등 고음질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지면서 이들 초고가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청음샵도 전략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여유 있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커피와 티를 함께 마련해 하나의 '힐링 문화 공간'을 지향하는 것이 이들 청음샵의 특징이다.

모뉴엘 온쿄 라이프스타일(MOL)이 최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하이엔드 오디오 멀티샵 '까사델소니도'와 역시 청담동에 자리잡고 있는 소리샵의 '셰에라자드', 대학로 위치한 젠하이저의 브랜드샵 '젠하이저 뮤직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MOL의 까사델소니도는 커피숍인줄 알고 방문하는 사람이 꽤 있다. 실제 샵인샵 컨셉으로 일반 커피숍과 동일한 메뉴를 판매하는 커피숍이 매장내 입점해 있다. 매장 안쪽에는 5천 만원부터 1억4천 만원까지 총 7개의 세트로 구성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오디오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매니저들이 청음을 돕는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최적의 청음 환경을 위해 동시에 2팀까지만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예약도 가능하고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청음해 볼 수도 있다.

까사델소니도에는 슈어, 젠하이저 등 다양한 이어폰과 헤드폰도 구비돼 있다. 또 굳이 청음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한 개당 180만원이 넘는 B&W 스피커가 테이블 위 천장 마다 장착돼 있어 커피를 마시면서도 항상 고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문동일 모뉴엘 온쿄 라이프스타일 마케팅 차장은 오디오에 대한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디오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을 때 고객들이 비로소 필요를 느끼고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까사델소니도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오디오 쇼핑몰 소리샵이 운영하고 있는 셰에라자드는 130여평 규모 매장에 청음해 볼 수 있는 이어폰·헤드폰 200~300종을 구비해 놓고 있다.

셰에라자드 역시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소리의 즐거움을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임을 자청한다. 겉보기엔 역시 카페로 착각할 만큼 아늑한 분위기로 매장을 꾸몄다. 커피와 간단한 음료, 과자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곳곳에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커피를 즐기며 원하는 제품을 들어 볼 수 있다. 기존 청음 매장이 이어폰. 헤드폰을 스탠드에 묶어 놔 그 자리에 서서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것과 차별화 된다.

김하중 셰에라자드 매장 매니저는 하루 약 50여명이 청음을 위해 방문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가격차이가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충분히 여러 제품을 들어보고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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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는 대학로 거리에 문을 연 브랜드 스토어를 ‘젠하이저 뮤직카페’라고 이름 지었다. 커피 전문점 브랜드인 달.콤 커피와 제휴를 통해 안락한 카페에서 음악을 즐기고, 젠하이저의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역시 뮤직카페 내에서 젠하이저 제품을 대여해 원하는 시간 동안 마음껏 체험해 볼 수 있다. 특별 청음 공간을 따로 마련해 고급 오디오 전용 헤드폰 청음과 TV·홈씨어터 전용 무선 헤드폰 청음도 가능케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싼 오디오 제품이 일부 소수 마니아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최근에는 고음질 음악 감상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때라 업체들은 먼저 이어폰.헤드폰으로 입문자들을 늘리고 이들이 집에서 음악을 들을 때는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 체험 기회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