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이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에는 파격적인 해외로밍 요금제다. 지난 3월 미국 최초로 단말과 통신요금을 분리한 무약정 요금제를 내놓은 데 이어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씨넷은 T모바일이 뉴욕에서 이벤트를 열고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로밍데이터,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제공하는 ‘언캐리어(Uncarrier) 3.0’ 요금제 출시계획을 밝혔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성 요율도 1분당 20센트 수준으로 저렴하다.
타사와 비교하면 AT&T 이용자가 캐나다에서 음성통화 32분, 문자메시지 36개, 데이터 72MB를 썼을 경우 1천150달러의 요금이 나온다. 로밍 요금이 더 비싼 유럽에서 쓸 경우는 1천500달러다. 반면 T모바일의 경우 같은 양을 이용했을 때 6.4달러가 청구된다.
다만 무제한인 만큼 데이터 속도는 다소 느리다. 마이크 시버트 T모바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평균 데이터 속도가 초당 128킬로비트(Kb)라고 말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부족하지만 음악 스트리밍,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등에는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당 요금제는 T모바일 ‘심플 초이스’ 이용자만 가입 가능하다. 출시일은 오는 31일부터다. 정기적으로 해외여행, 출장을 가는 이용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캐리어 3.0’은 T모바일 최고 경영자(CEO) 존 레저의 야심작 중 하나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이통시장을 들썩이게 한 T모바일의 무약정 요금제와 지난 7월 내놓은 단말기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도 존 레저가 추진한 전략 중 하나였다.
존 레저 CEO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싼 로밍 요금 때문에 해외에서 휴대폰을 쓰기를 무서워한다”며 “T모바일은 전 세계를 당신의 홈 네트워크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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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이 같은 T모바일의 행보에 대해 “가장 작은 전국망 사업자로서 할 수 있는 공격적인 전략”이라고 평했다. T모바일은 미국 내 4위 이동통신사업자로 전국망 사업자 중에서는 가장 가입자 규모가 작다.
같은 맥락으로 미국 통신 업계에서는 존 레저 T모바일 CEO를 두고 ‘무선통신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